우리 학교급식 수준은 최고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학교급식 수준은 최고 “박수를 보냅니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4.03.06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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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은 교육’… 전문가 인정하는 범주 내에서 소통할 정책 필요

■ ‘학교급식 학부모 참여제’에 대한 학부모의 생각을 들어보다

▲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사울지부 ▲윤정선 학부모 ▲정성경 학부모 ▲강혜승 지부장 ▲조정옥 학부모 (좌측부터)


학교급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학부모 역시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교육부는 3월부터 학부모 등 2400여 명을 학교급식점검단으로 위촉, 현장에서 급식의 질과 위생 상태를 확인하게 하는 ‘학부모 참여제’를 도입한다. 일선 학교 또한 학교급식 자문위원회 혹은 학부모 모니터링을 구성, 식재료 검수부터 업체 선정과 배식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전문가인 학부모의 참여가 영양(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일의 성취감, 의욕을 저하한다는 지적도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서울지부 관계자 중 학교급식 자문위원 활동을 하고 있는 학부모를 만나 ‘학교급식’이라는 주제로 자유토론을 나눴다.


본지 : 학교급식은 어떤 분야보다 제도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학교급식에 대해 신뢰하나?

강혜승(직책 생략) : 10여 년 전부터 학교급식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에 매년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확실히 공감한다. 특히 무농약·유기농 식재료 사용과 검수, 현대화 시설, 청소와 소독 관리는 어떤 분야보다 위생적이라고 생각한다.

윤정선 : 하지만 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김춘진 국회의원은 교육부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2011~2013 전국 학교급식 일본산 수산물 사용량 현황’을 통해 일본산 꽁치는 1051㎏, 갈치 175kg, 임연수 138kg 등이 2년 동안 학교급식에 사용됐다고 밝혔고 유은혜 국회의원도 원산지를 둔갑시킨 일본산 수산물이 학교급식에 납품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축산물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학부모는 학교급식에 대해 무조건 신뢰할 수만은 없다.

정성경 : 역시 무조건 신뢰는 하지 않는다. 특히 학교급식 비리 문제 역시 학교급식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앞으로 수의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더욱 염려된다. 학교급식이 학생 건강이 아닌 정치 및 상업수단이 된 것 같다.

본지 : 학교급식, 어떻게 개선되길 바라나?

조정옥 : 영양(교)사와 조리사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한 번은 식재료 검수를 하는데 영양교사가 무정란, 유정란, 신선란, 요오드란 등을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초등학생인 자녀의 말에 따르면 조리종사원이 배식을 하며 비만한 아이에게 “너는 살찌니깐 조금만 먹어” 하며 적은 양의 급식을 줬다고 한다. 그로 인해 그 학생은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학생을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있었으면 한다.

윤정선 : 학교급식 잔반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영양(교)사는 실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강혜승 : 급식 잔반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심각하다. 이는 초등학교는 대부분이 영양교사이고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영양교사가 아닌 영양사가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고 본다. 안전한 조리과정과 좋은 식재료를 이용하더라도 학생이 먹지 않는다면 급식의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식생활 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정성경 : 급식담당자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여러 학교의 급식을 먹어봤는데 대부분 맛이 있다. 하지만 잔반량이 많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매점’도 원인 중 하나이다. 학교급식 자문위원과 학교와 회의 끝에 매점을 없앴다. 정말 잔반량이 줄었다.

윤선경 : 반대로 급식량이 부족한 학생도 있다. 아이들이 가정에 와서 늘 배고프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알아보니 우리 아이의 학교는 잔반이 생긴다는 이유로 밥을 적게 배식했다. 이에 자문위원의 요청으로 급식실 중앙에 밥을 두고 더 먹을 학생은 자유롭게 덜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학생들이 집에 와서 배고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본지 : 급식 자문위원 등의 활동을 하는 학부모 외 학부모는 급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정성경 : 대부분 잘 모른다. 그냥 자녀의 말과 식중독 발생 여부 정도만 체크하거나 영양(교)사의 제시에 응답하는 수준 정도다. 크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본지 :  학교급식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그리고 이제는 학부모까지 단속하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강혜승 : 급식은 교육이다. 그래서 전문가인 영양(교)사와 급식관계자, 학교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학부모 역시 최소한의 지원과 학생의 입장을 같이 고민하고 풀어가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동등한 관계 속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등 소통을 이뤄갔으면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급식담당자도 학부모도 서로 상처가 될 것이다.

정성경 : 맞다. 섣부른 정책으로 형식적인 교육만 받은 학부모가 급식담당자에게 권위적으로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권한을 주기보다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강혜승 : 그리고 급식실에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위생적으로는 좋지 않다. 특히 무엇보다 전문가(학교급식 관계자)를 인정해야 한다.

본지 : 영양(교)사 입장에서는 비전문가에게 지적을 받을 경우, 전문성을 훼손당하고 일의 성취감,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공감하나?

강혜승 : 이해한다. 하지만 학교가 문제가 아니라 학교급식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만들어진 탁상정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급식관계자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급식관계자 역시 생각을 조금 달리해 마음을 열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윤선경 : 일부는 인정하지만 받아야 할 부분은 받아 드려야 한다고 본다. 관여하지 않는다면 학부모 활동의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간섭이 아니라 학생의 건강을 위해 의견을 나눈다고 생각해줬으면 한다.

본지 : 최근 ‘학교급식이 가정식보다 더 위생적이고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말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강혜승 : 맞다. 위생과 안전한 식재료 등 학교가 더 우수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맞벌이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학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급식을 신뢰했으면 좋겠다.

본지 : 마지막으로 학교급식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혜승 : 학교급식은 해가 갈수록 발전하고 있고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노력한 결과다. 정책을 위한 학교급식이 아닌 학생을 위한 학교급식이 돼야 한다. 그리고 무리한 정책이 나왔을 때 영양(교)사 본인의 숙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학부모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조정옥 : 현재 우리 학교급식 수준은 굉장히 높다. 급식 관계자들의 노력과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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