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의 각별한 급식 철학이 완성한 ‘잔반 없는 급식’
학교장의 각별한 급식 철학이 완성한 ‘잔반 없는 급식’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4.04.1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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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조리사 위한 급식실 환경개선 최우선… 영양교육으로 학생 마인드 개선

■ 서울시교육청 추천, 음식물쓰레기 적은 학교 ‘서울 경인초등학교’

 

▲ 식판을 보인며 '잔반 없는 급식'을 자랑하는 경인초등학교 학생들

 

많은 학교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잔반 없는 급식’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음식물쓰레기가 적은 학교로 손꼽히는 서울 경인초등학교(이하 경인초)는 다르다. 교실배식으로 운영하는 경인초는 급식 후 거의 텅 빈 배식대와 잔반통이 급식실로 이동한다. 하지만 급식 메뉴는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다. ‘잔반 없는 급식’에 대한 비결을 함창덕 교장과 성동원 영양교사에게 들어봤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1학급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약 13톤이며 1년간 서울 전체 학교는 5톤 트럭 2800대 분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버렸다. 그 처리비용에 20억 원이 소요됐다.

이런 현실에 대해 함 교장은 “최근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영양이 부족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급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교육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그런데 학생들이 급식을 다 먹지 않고 남기고 버린다는 것은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목적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고 잔반 없는 급식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표현했다.

 

▲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급식을 준비하고 있는 조리종사원들.

 

근무환경 좋아야 맛있는 급식
이런 함 교장의 급식 철학을 바탕으로 ▲급식 소위원회 결성 ▲학교장의 급식실 순시 ▲급식 기자재 교체 ▲영양교육 ▲영양교사와 조리원 근무환경 개선 등의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세워 잔반 없는 급식을 완성했다.

함 교장은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영양교사와 조리원의 근무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돕기 위해 급식실을 순시하며 불편한 사항이 무엇인지 수시로 확인해 급식실 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기자재 교체에 대한 건의가 있으면 학부모와 교원위원, 지역위원, 영양교사, 교장 등으로 구성된 급식 소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한 후 바로 교체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설거지 편리한 ‘식판’으로 교체
함 교장은 급식 기자재 교체 시 ‘업무 효율성’에 중점을 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급식 운반카트’와 ‘식판’ 교체다.

특히 함 교장은 “본교는 교실배식을 하고 있어 수업시간에 급식 운반카트를 이용, 각 교실 앞에 급식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바퀴 소리로 인해 수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급식 운반카트의 바퀴를 소리가 나지 않는 것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식판 모서리에 라운드를 줘 세척이 편리한 식판을 구매해 매일 1000장이 넘는 식판을 설거지해야 하는 조리원의 작업 능률을 올렸다.

 

▲ "짝꿍, 오늘도 다 먹자~"

 

담임교사 메시지 전달 역할 톡톡
또한, 경인초에서 잔반 없는 급식을 위해 환경 개선만큼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영양교육’이다.

특히 성 영양교사는 식단구성에서 제철 나물과 채소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메뉴 즉, 전통식품을 담은 급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도 편식하는 식재료가 나물과 채소이다.

그렇다면 잔반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식단을 어떻게 잔반 없는 급식으로 만들었을까?

성 영양교사는 “동아리, 개발활동, 영양교실을 통해 전통식품이 무엇이며 어떤 효능이 있는지에 대해 교육했다”며 “전통음식 만들어보기 등을 통해 나물 무침이나 비빔밥을 먹어보도록 한 교육 역시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교실 담임교사의 역할도 아주 크다. 급식 당일 담임교사에게 전달하는 메뉴 관련 메시지가 잘 전달 됐을 때 잔반양이 확실히 적다”고 덧붙였다.

학생 찾아오는 영양교실 꼭 필요
한편 함 교장은 영양교육을 담임교사가 해야 하는 아쉬움과 급식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특히 “영양교사는 전문성이 있는 교사인데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배정이 없는 현 교육의 아쉬움”을 지적하며 “가장 이상적인 영양교육은 영양교실을 마련, 영양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와서 교육을 받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사회적으로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학교급식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라며 “학교가 먹을 것까지 관리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급식은 국가가 최우선으로 지원해야 하는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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