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로 환자 입맛을 사로잡자
별미로 환자 입맛을 사로잡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6.18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원급식을 시작한 지 6년, 베테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입맛 없는 환자들을 상대로 급식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고 당황스러운 상황도 생긴다.

겨울이 지나 봄이 돌아오고 여름이 되면 환자들 입맛을 사로잡을 특별한 별미가 없으면 “영양사가 뭐하냐?”, “놀고 월급을 받느냐?”,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등 상상할 수 없는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도 봄, 여름철이 되면 입맛이 떨어지는데 환자들은 훨씬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그래서 겨울이 지나고 초봄이 돌아올 무렵 환자 못지않게 영양사도 식단 작성에 큰 비중을 두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진땀을 낸다. 매달 정기적인 병원분과 영양사 모임에서도 병원별로 반응이 좋은 메뉴에 대한 레시피를 작성하여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또 이색 메뉴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요즘에는 제철음식이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사시사철 신선한 재료가 나온다. 때문에 진짜 제철에만 나오는 재료를 평상시 메모해 놓고 구입하여 환자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그나마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벌써부터 날씨가 더워져 여름 식단 작성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여름 음식은 잘 익히지 않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식중독을 초래하기 때문에 급식 관리자로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오이냉국은 더 할 수 없이 좋다. 그러나 식단을 미리 작성하다 보면 오이냉국을 배식하게 되는 날, 비가 올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망설임 없이 따뜻한 미역국으로 바꿔서 조리한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써는 방향, 무치는 방법에 따라 새로운 메뉴가 되기도 한다.

여름에 고추·쌈장을 배식하면 큰 비용이 들지 않고도 환자들의 입맛을 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자주 배식하기는 무리다. 그래서 고추를 한입 크기로 잘라 쌈장에 버무려 배식한다. 의외로 작은 변화에 환자들은 좋게 반응한다.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시원한 냉콩국수는 별미 중에 별미다. 손이 많이 가서 단체급식에서는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면 대신에 우무를 사용하여 시원한 냉콩우무를 만들어서 배식하면 그 또한 새로운 맛으로 환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날 나이 드신 환자들을 위해 추억도 살릴 겸 꽁보리밥에 갖은 나물도 입맛을 살리는데 일조한다. 영양사로서 식단 작성에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장기 입원이나 중병으로 입맛이 없는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급식이니 만큼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