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경제학 ‘IMF’가 거름주고 ‘급식법’이 키웠다
급식경제학 ‘IMF’가 거름주고 ‘급식법’이 키웠다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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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으로 본 단체 급식 산업의 역사

 

 

한국의 단체 급식시장이 산업으로 자리잡은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단체 급식은 회사나 대학교등에서 복리후생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산업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1980년대 말부터 대기업이 전문 위탁급식 운영업체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단체급식시장이 산업으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신세계, CJ, 삼성에버랜드, 현대지-네트 등 식자재 유통이나 외식 등에 경험을 가진 대기업들이 자체 수요와 자금력, 조직력, 기업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위탁 급식시장에 속속 참여하면서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그 후 대학교 등으로 위탁 급식의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위탁 급식시장은 1996년 학교급식 확대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위탁 급식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IMF(국제통화기금)도 한몫했다. 단체 급식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에는 IMF 한파로 인해 경기는 침체됐지만 이와 반대로 기업체의 단체 급식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위탁 급식 업계는 오히려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 학교 급식 확대사업이 종료된 뒤 2003년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급식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학교 급식은 보편화된 교육제도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위탁급식 업체들이 학교 급식시장으로 진출하게 됐다. 그러나 2006년 6월 서울 등 수도권지역 중·고등학교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하면서 급성장세를 달리던 위탁 급식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원인으로 지목됐던 것이 바로 위탁급식이었기 때문. 이를 계기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위탁급식 직영전환과 급식 시설 현대화 등에 2011년까지 모두 2조 2500억원을 쏟아붓는 ‘학교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되었다. 또한 2009년까지 1,166개교가 위탁 급식에서 직영으로 전환돼 전체 직영 급식비율을 97.3%로 현행보다 10%가량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일부 대기업들이 독점하던 우리나라 급식관련 산업은 그야말로 자율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여기에 지난 2007년 6월 ‘유아교육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유치원이 새로운 단체 급식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00명 이상의 급식을 제공하는 유치원의 경우 조리실과 식기구, 세척실 등으로 작업구역을 나눠야 하고 식기구 소독을 위한 살균 소독기를 설치하도록해 원생이 갑자기 늘어난 곳은 부랴부랴 시설 교체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 급식 관계자는 “유치원 급식은 전국 96.2%가 실시하고 있으나, 급식의 규모와 성격면에서 학교 급식법의 시설과 설비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개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단체 급식산업은 그렇게 시스템 정비와 자율경쟁 체제를 통과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 _ 한상헌 기자 hs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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