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정 나누고 예절 배우는 급식시간
맛과 정 나누고 예절 배우는 급식시간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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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샘마을 아파트 단지에 있는 안양 샘유치원(이하 샘유치원).

시끌벅적한 샘유치원 식당에는 아이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지켜보다 흘린 음식을 집어주고 아이들 입가를 닦아주는 어르신들이 있었다.

이들이 바로 아이들의 급식을 도우며 예절과 인성교육까지 해주는 ‘하모니 선생님’이다.
“맛있게 먹으렴. 골고루 다 먹어야 해요.”“잘 먹겠습니다. 하모니 선생님.”

배식 받는 식판이 밥과 반찬들로 하나하나 채워질 때마다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하모니 선생님들 역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숙주나물을 가리키며) 이거주지 마세요. 싫어요.”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지지. 조금이라도 먹어봐요.”
아직 만 4, 5세 아이들은 나물 반찬에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몇몇 아이들이 반찬을 안 받으려고 떼를 썼지만 곧 하모니 선생님의 타이름으로 식판에 숙주나물을 받아갔다. 마침내 줄의 맨 마지막에 섰던 아이가 5개의 식판 칸을 모두 채우자 하모니 선생님들은 더욱 바빠졌다. 배식대를 떠난 하모니 선생님들은 식당 곳곳을 누비며 아이들의 식사를 일일이 보살폈다.

◆ 서로를 챙겨주는 행복 급식하모니

선생님들만이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의 정성에 감화된 아이들도 하모니 선생님에게 사랑과 정으로 다가섰다. 식사를 마친 한 아이는 물을 떠 하모니 선생님에게 가져다주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이용근(61) 씨는 올해 5월 1일부터 샘유치원에서 ‘하모니 선생님’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랑은 주고받아야 더욱 커지는 거잖아요.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면서 매일 행복을 느낍니다. 특히 아이들이 제 뺨에 고맙다며 뽀뽀를 해줄 때는 너무 기쁘죠”

◆예절과 인성교육도 겸하는 급식시간

박경옥(34) 샘유치원 영양교사는 “이전에 약 170명의 식단을 조리사와 보조 조리사, 영양교사 3명이 전부 맡아 힘들었는데 하모니 선생님들이 급식을 도와준 후부터 업무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하모니 선생님은 점심시간에 배식과 급식지도, 급식 후 정리를 맡고 있다. 박 영양교사는 “하모니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을 잘 알아 싫어하는 음식도 먹게 하는 힘이 있다”며 “아이들에게 음식을 자세히 설명해줘 영양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선영(52) 원감은 하모니 선생님이 아이의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모니 선생님들은 손자손녀에게 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젓가락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손씻기 교육 등을 시켜주죠.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급식을 맛있게 먹고 예절도 익힙니다.” 강원감은 “하모니 선생님들이 급식지도나 예절교육뿐만 아니라 텃밭 가꾸기와 요리실습 활동에도 교사들을 잘 보조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이들은 바로 유치원생들. 할머니·할아버지 같은 하모니 선생님들과 함께 밥을 먹기 때문에 편식도 않고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요즘 가정에서도 하기 힘든 ‘밥상머리교육’이나 ‘예절교육’으로 좋은 성품도 기르게 된다. 할아버지·할머니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정겨움은 덤이다. 식사를 마친 조서영(7) 양은 “하모니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할머니, 할아버지 같아서 참 좋아요”라고 말했다.

글 _ 김홍천 기자 khc@fsnews.co.kr
사진_이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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