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건강효소 식단 ‘창3동 어린이집’
살아있는 건강효소 식단 ‘창3동 어린이집’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10.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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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3동어린이집은 7년째 친환경 급식을 하고있다.쌀.채소.고기 등 모든 식재료가 친환경제품이다.사진은 창3동 어린이집 원아들이 오전간식으로 유기농 사과를 먹고있는 모습

친환경 급식과 자연 발효된 음료를 즐겨 먹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서울 도봉구 ‘창3동 어린이집’의 원아들이다. 원생 수는 79명이지만 최은경 원장의 각별한 관심으로 친환경 급식을 하는 이곳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손꼽힌다.

특히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그는 등 비용 절감으로 저렴하게 친환경 급식을 실천하고 있다. ‘자연을 먹는 아이들’을 만나보고 최은경 원장의 급식 노하우를 들어본다.

자연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장류 직접 담가 비용 줄이고 식재료도 모두 친환경

지난 9월 24일 오전 9시, 박송엽 학부모가 창3동 어린이집을 방문했다. 매주 목요일은 이곳의 학부모 급식점검이 있는 날이다. 급식점검은 식재료 검수부터 점심 배식까지 꼼꼼히 살핀 후에 끝이 났다.

첫째에 이어 둘째 아이까지 이곳에 보낸 박송엽 씨는 “믿고 있었지만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더 깨끗하게 잘하고 있어서 놀랐다”며 “특히 효소 음료를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도라지 효소가 맛있어 집에서도 만들어봐야겠다”고 흡족해 했다.

학부모 급식점검은 최은경 원장이 적극 권장하고 있다. 바쁘다는 학부모들을 설득해 올해부터 학부모 급식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 원장은 “어린이집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친환경으로 먹어야 아이들이 건강해진다”며 “학부모들이 급식점검을 하고 나면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0원으로 유기농 급식부터 간식까지

창3동 어린이집은 7년째 친환경 급식을 하고 있다. 최은경 원장은 “쌀, 기본 장류, 조미료만 유기농으로 바꿔도 친환경 급식의 시작”이라며 친환경 급식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창3동 어린이집은 쌀, 채소, 유정란, 두부, 고기 순으로 점차 범위를 늘려 지금은 모든 식재료를 친환경으로 먹고 있다. 쌀은 도봉구의 지원을 받아 전라남도 무안쌀을 쓴다. 우렁이농법으로 지은 무농약 쌀이다. 나머지는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에서 유기농으로 구입하고 있다.

창3동 어린이집의 간식까지 포함한 식단가는 2,000원으로 싼 편이다. 웬만한 것은 직접 만들어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 기본 장류를 담가먹는 것은 물론 두유까지 직접 만든다.

최 원장은 “번거로워도 직접 만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매주 금요일은 두유 먹는 날로 유기농 두유를 직접 만들어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특별히 두유 제조 기계를 구입했다고 한다.

◆ 당근·미나리·쑥 등 채소로 만든 달콤한 발효 음료

유기농 급식을 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우유다. 창3동 어린이집은 비싸지만 유기농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300원이라는 만만찮은 단가에 1주일에 3번은 유기농 우유, 나머지 이틀은 효소 음료로 대체한다. 효소 음료는 도라지, 당근, 미나리 등 각종 채소를 발효시켜 만든다. 예를 들어 도라지를 설탕에 재어 발효시킨 후 그 액을 물에 타 먹으면 맛 좋은 건강 음료가 된다.

최은경 원장은 “효소 음료는 모든 채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면서 “맛이 쓴 쑥이나 미나리도 설탕에 재어 발효시키면 향긋하고 단 맛이 나 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소개했다. 특히 당근 효소의 경우, 액을 따라놓고 남은 당근 찌꺼기를 조리면 ‘당근정과’가 돼 아이들에게 좋은 간식거리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채소로 만든 효소 음료는 인기가 높아, 어린이집 카페(http://cafe.daum.net/chang3dong)에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조리법은 원하는 채소와 설탕을 같은 비율로 버무려 항아리에 담아놓고 숙성시키면 돼 간편하다. 채소별로 숙성 기간이 조금씩 다르며, 채소 외에도 복분자, 오미자, 오디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

인/터/뷰 최은경 창3동 어린이집 원장
“급식은 물론 놀이도구까지 친환경으로”

올해로 26년째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은경 원장은 친환경 급식에 관심이 많다. 원아들이 100명 이하라 영양사가 없지만 최은경 원장의 각별한 노력으로 친환경 급식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메뉴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 현미잡곡밥에 땅콩을 넣어 만든 ‘견과류누룽지’는 이곳의 특별 메뉴 중 하나다. 오전 간식으로 감자스프, 고구마스프 등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 스프도 개발했다. 달착지근한 맛의 고구마스프는 인기 메뉴. 또 직접 만드는 두유에 단호박을 갈아 넣어 달콤한 맛을 더하기도 한다.


이렇게 최 원장은 늘 새로운 식단을 연구한다. 창3동 어린이집은 건물 전체와 놀이도구까지도 친환경적이다. 최 원장은 “친환경 급식은 먹을거리는 물론 공간, 놀이도구까지 친환경이어야 한다”고 말한다.그래서 어린이집 건물 전체가 나무로 지어졌다. 교구도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나무, 종이, 노끈 등 자연물로 만든 것만 이용한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먹고 자라는 창3동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더없이 건강해 보였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양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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