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대 전국학교조리사회 회장단 간담회
지난달 10일, 제7대 전국학교조리사회 회장단이 선임됐다. 전국회장으로 선출된 이숙희 회장은 “올해는 전국학교조리사회가 20년을 맞는 해로 어느 때보다 회장단이 중심이 돼 조리사(원)들의 역량 강화와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지는 6만여 명의 전국 학교급식 조리사(원)를 대표해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전국학교조리사회 회장단을 단독으로 만나 ‘학교급식 발전을 위한 조리사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전국학교조리사회 3년의 임원 임기 동안 중점 활동사항은?
이숙희 전국회장 : 지난 20여 년 동안 학교급식은 발전을 거듭했다. 조리사(원) 역시 단순히 밥하는 직원이 아닌 학생 건강을 책임지고 학교급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직업으로 급부상했다. 앞으로도 지역 임원을 중심으로 정보 교환을 통해 시대에 맞는 조리법을 연구하며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도록 하겠다.
원귀선 감사 : 많은 학교급식 조리사(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강도 높은 업무로 마음마저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많다. 이를 해결, 행복한 마음으로 학교급식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가겠다. 조리사(원)가 즐겁게 일해야 학교급식이 더욱 건강한 발전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급식 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숙희 전국회장 : 조리사는 늘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는 힘든 직업이다. 특히 조리사 10명 중 9명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 조리사 실태조사 결과 갑상선암, 폐암 등의 발병률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가열온도, 가스, 기름의 발연점 연기, 밀가루 날림 등이 원인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유미영 경남부회장 : 급식은 짧은 시간에 대량 조리가 이뤄진다. 위험한 조리기구, 미끄러운 바닥, 엄청난 양의 노동 강도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조리사(원) 인력 증원에 대한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최근 학교급식에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천기자 전남회장 : 최근 몇 년간 학교급식에서 가장 강조하는 사항은 ‘저염식’과 ‘천연조미료 사용’이다. 학교에서 특별히 주문하는 사항도 이 부분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 마련하는 천연조미료 만들기, 맛있는 저염급식 조리 등의 연수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위숙 경북회장 : 학교급식은 어떤 음식보다 좋은 식재료로 만들어진다고 자부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입맛이 길들여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인스턴트 없는 급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리사(원)의 처우개선과 근무환경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류미라 경남회장 : 대다수 조리사(원)는 아침 8시 정신없이 업무를 시작하고 퇴근 시간에는 모두 녹초가 돼 문서로 업무정리를 하려해도 쉽게 안 된다. 그러다보니 우리 업무에 대한 체계적 정리도 안 되고 조리사 업무에 대해 제대로 소개도 못한다. 친환경 식재료 사용 유무를 떠나 결국 급식은 조리사의 손에 의해 탄생된다. 이렇듯 조리사 역할도 중요한 데 이를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아쉽고 힘들다.
전위숙 경북회장 : 맞다. 조리사는 아이들의 건강을 최일선에서 좌우하는 건강 지킴이라고 생각한다. 20여 년간 급식 조리사로 근무했지만, 그 경력을 인정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조리사(원)가 희망하는 학교급식 현장이란?
원귀선 감사 : 일본 급식연수 당시 식단 작성에 앞서 영양사와 조리사(원)들이 함께 회의를 하는 과정을 봤다. 질 좋은 급식을 위해 일본의 사례처럼 영양(교)사와 조리사(원) 간 사전 협의가 이뤄진다면 더 우수한 급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인자 고문 : 기업에서 운영하는 급식의 시스템은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한 메뉴개발에서 시작한다. 이때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급식은 조리사에게 식단을 주고 그대로 만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학교급식도 기업과 같이 조리사의 의견과 소비자인 학생들의 기호를 고려한 메뉴개발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국의 조리사(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천기자 전남회장 : 조리사(원)는 식재료 검수부터 조리, 배식, 섭취 후 정리까지 급식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리사(원)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숙희 전국회장 : 학교급식의 제1 목표는 학생 건강이다. 이에 따라 급식을 총괄하는 영양(교)사도,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그 중요성을 알아줄 때까지 실무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업무에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