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소 기자재 지원에는 ‘이유 있다’
단체급식소 기자재 지원에는 ‘이유 있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5.02.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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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질환 예방 위해 “채소절단기·운반카·세미기 등은 필수” 한 목소리

 

▲ 급식 조리사(원)는 시간당 노동밀도와 반복성이 높은 작업으로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돼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근골격계질환이란 반복적인 동작, 부적절한 작업자세, 무리한 힘의 사용, 날카로운 면과의 신체 접촉, 진동 및 온도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건강장해로 목, 어깨, 허리, 팔·다리의 신경, 근육 및 주변 신체조직 등에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정의한다.

통증 호소, 어깨> 팔> 손목
실제로 노동과학연구소에 따르면 급식 조리사(원)의 근골격계질환이 가장 심각한 통증 부위는 ▲어깨 ▲팔·팔꿈치 ▲손목·손가락 순이다. 조리 및 설거지 등의 작업에서 손 부위와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조리작업의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근골격계질환, 반복성 원인
30여 년간 근골격계질환을 연구해온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김철홍 교수는 급식 조리사(원)가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된 이유에 대해 “단위 시간당 노동밀도와 반복성이 매우 높은 칼질, 대형 조리기구를 사용한 장시간의 조리작업, 세척 시 반복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근로자건강센터 근골격계질환 예방실 정해민 물리치료사 역시 “급식 조리사(원)는 남성보다 근력이 약한 여성 근로자가 대부분으로 작업 특성상 반복적인 동작, 일정한 작업자세, 중량물 취급 등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에 많이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성모병원 장태원 교수는 “근골격계질환은 급식 조리과정에서 반복적인 동작, 부적절한 자세, 중량물 작업, 업무시간 내내 서 있는 작업 특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급식 조리사(원)의 근골격계질환 관리체계가 시급하다. 특히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투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복 칼질 해결’ 기자재 필요
그렇다면 조리사(원)들이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희망하는 기자재는 무엇일까. 전국학교조리사회 이숙희 회장은 “특히 채소, 육류, 생선 등을 다질 때 사용하는 ‘푸드커터’, 감자, 고구마, 무 등을 솔을 이용해 껍질을 벗기는 ‘구근탈피기’ 등이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교육청에서 올해 지원하는 ‘채소절단기’는 손이 많이 가는 채소를 한 개씩 일일이 썰거나 작업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대량 작업이 가능해 어깨, 손목, 손가락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무거운 짐 해결’ 기자재 필요
서울학교급식조리사회 최춘월 회장은 “식용유(18kg), 쌀(20kg) 등 무거운 식재료를 운반하는 ‘운반카’ ‘소쿠리 운반카’ ‘리프트 운반차’, 퇴식구 쪽에 설치해 식판을 식기 세척기에 넣기 전에 불림 역할을 하는 ‘이동식 식판담금조’, 대량 쌀을 씻어주는 ‘세미기’, 무겁고 큰 도마 대신 ‘경량도마’ 등이 필요하다”며 “현재 근무 학교에서 10kg 이상의 도마를 사용하다가 최근 5kg으로 줄였다. 자주 사용하는 도마이기에 들어 옮길 일이 많은데 10kg은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간장, 된장 등도 매일 들어야 하는데 10kg 이상을 사용할 경우 너무 무거워 소량 구매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142개교 채소절단기 지원
서울교육청은 조리사(원)의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7억 1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142개교에 ‘채소절단기’를 지원(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청에서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는 학교급식 조리사(원)의 91.9%가 ‘관리가 요구되는 수준의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전체 산업분야의 평균 77.9%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조사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증상 호소 비율이다.

한편 정해민 물리치료사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올바른 급식 기구 사용법으로 ▲국솥-국을 저어주는 작업 시 면적이 좁은 주걱 사용 ▲운반대차-당기는 형태보다 미는 형태로 작업 ▲운반 용기-적절한 손잡이가 있으며 자주 사용하거나 무거운 기구는 허리 높이에 보관 ▲작업대-작업자의 신체조건이나 작업 형태에 따라 높이를 적절하게 맞출 것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양파와 같이 썰기 쉬운 식재료를 손질할 때 작업대의 높이는 작업자 팔꿈치보다 5cm 정도 낮은 높이가 적당하다”면서 “무나 냉동식품처럼 단단한 식재료를 썰 때는 팔꿈치보다 10~25cm 낮은 높이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근무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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