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교육, 급식시간이 가장 효과적
젓가락 교육, 급식시간이 가장 효과적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5.02.25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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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80%, 젓가락질 못 해… 좋아하는 음식으로 젓가락 연습 시작해야

젓가락질은 한국 음식문화의 기본이지만 최근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체급식, 특히 영·유아시설 및 학교에서 급식시간과 연계해 올바른 젓가락질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전문가들은 18개월 이후부터 올바른 젓가락질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명 중 2명 젓가락질 못해

‘젓가락 전도사’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의 ‘젓가락질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3명 중 2명인 67%가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95%는 본인이 올바르게 젓가락을 쓰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잘못된 젓가락질 행태를 살펴보면 성인 여성 상당수는 X자 형태 젓가락질로 면 등 미끄러운 음식을 들어 올리기 힘들어했으며 성인 남성은 중지를 젓가락 위에 올려놓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대상 조사에서 젓가락질을 올바르게 하는 학생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포크 사용 늘면서 젓가락 기피

한국인들이 젓가락질을 못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른식습관연구소 김미리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잘못 길든 음식문화 때문”이라며 “한식이 아닌 서양식을 많이 섭취하면 젓가락 사용 자체를 하지 않게 되고 점점 소근육의 발달이 늦어져 섬세한 근육 사용이 힘들어져 젓가락 사용을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식을 주로 제공하는 급식시간에 젓가락 교육을 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지과학회 서유헌 회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시 “아이들이 젓가락 대신 포크를 쓰면서 손을 움직이는 기회가 점점 줄었다”며 “유·아동기에 젓가락질을 길들이지 않으면 성인이 된 후에는 더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급식, 쇠젓가락 선택해야

반면 젓가락질을 올바르게 하지 않는 유·아동에게 올바른 젓가락 사용을 지나치게 강요하면 오히려 급식시간이 스트레스받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상이 유·아동이라면 쉽게 젓가락질을 배울 수 있도록 ‘특수 젓가락’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6개월 정도 충분히 연습된 후에는 일반 어린이용 젓가락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김필수 교수는 “단체급식에서 소독이 쉽고 위생상 안전한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데 아주 바람직하다”며 “쇠젓가락을 제대로 쓰려면 64개 근육과 관절이 동원돼 손의 감각이 극대화되고 뇌 기능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젓가락 인증평가제, 66% 합격

최근 학교에서는 급식시간을 이용, 젓가락질 교육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진주교대 부설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젓가락 올바르게 사용하기’를 주제로 ‘올바른 젓가락 사용 인증평가제’를 실시해 화제가 됐다.

진주교대 부설초 안민영 영양교사는 “급식하는 학생들을 지켜봤는데 절반 이상이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가정에서 지도가 안 된다면 학교급식 시간을 통해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하고 젓가락 사용 인증평가제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안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소 한편에 연습장을 차려놓고 학생들이 오가며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6월, 11월 2차례 인증 평가에서 재적수 622명 중 412명(66%)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인기메뉴, 젓가락 빈도수 높여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는 유·아동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젓가락질을 잘하도록 놀이로 접근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교수는 “콩, 알갱이 옮기기 등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젓가락질에 흥미를 붙이게 돼 올바른 젓가락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미리 대표는 “식단을 조사해 반찬의 크기와 형태를 젓가락질에 적합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격려와 칭찬을 해야 하는 점에서 영양(교)사의 역할이 크다”며 “스스로 연습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젓가락질의 빈도수와 음식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일수록 젓가락질의 횟수가 많고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아하는 반찬으로 젓가락질 연습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 급식 이벤트 중 ‘젓가락 사용의 날’을 지정, 한식을 포함해 젓가락을 사용해야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하는 방법도 권장했다. 장윤진 기자 전문가들은 18개월 이후부터 올바른 젓가락질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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