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강혜승 서울지부장
지난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의 폭행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번 사건을 보고 있자니 2012년 대구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끊은 중학생 사건이 오버랩 된다. 2013년 연 초부터 연이은 언론의 보도 그리고 국회의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법 추진 등 지금과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어찌나 똑같은지? 그 결과물로 나온 내용을 보면 학교폭력 가해자의 이력을 학교 졸업 후 5년간 삭제하지 않는다는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것이었다. 이후 이 부분은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노력으로 실제 추진을 하지 못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범죄예방과 안전한 사회를 이야기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CCTV 설치가 거론 되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공공장소 등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시설물이 CCTV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인천의 사건에서도 대안으로 나온 최우선은 어린이집 공간에 CCTV 설치를 하면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입장에서는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차선책일 수 있는 CCTV 설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많은 부분 공감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영,유아 보육에 대한 근본적인 내용들은 다루고 있는 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젠 성인으로 자란 두 아이의 부모로서 나 또한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들을 키웠다. 그 시절 또래 부모들과 함께 아이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해주었고 때론 유치원 교사와 소통하며 유치원에 대한 생활을 이해하고 도움을 요청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좌충우돌하며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 때 주위에는 나를 도와주는 이웃이 있었다. 옆집 아줌마, 슈퍼집 아줌마, 도서관 친구, 성당 또래 엄마들 등......
현재 우리나라 보육교사 1인당 보살피는 아동 수는 18.3명으로 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어린이집 기본운영 12시간은 보육교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다. 보육교사들이 ‘화장실 갈 시간과 점심 먹는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하소연은 현재 처해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업무는 결국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는 보육현장에 위험부담으로 작용 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인을 해소하려 노력도 하지 않고 보육 공간 곳곳에 CCTV를 설치해 보육과 교육의 장소를 여과 없이 감시, 관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묻고 싶다. 누군가 나를 24시간 관찰한다면 정말 끔직 할 것이다. 보육교사의 인권을 넘어 어린 아이들의 인권은 누가 보장 할 것인지? CCTV 설치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국민적 합의를 먼저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인천 사건을 계기로 CCTV설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지며 공적인 장소인 학교도 학교폭력으로 인한 교실 내 CCTV설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다. 현재 학교의 CCTV는 학교 밖 통학로, 학교의 후미진 곳 등에 설치되어 있지만 관리부재와 노후화로 그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폭력 및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CCTV 설치 예산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조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이라고 생각한다.
영,유아 공간 안의 CCTV 설치와 학교 밖에 설치된 CCTV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에 따른 인권과 충돌하는 부분과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이란 두 가지 측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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