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지원으로 5년째 이어온 후배사랑
급식비 지원으로 5년째 이어온 후배사랑
  • 김수지 기자
  • 승인 2015.05.22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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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고 후배들에게 급식비 후원하는 설숙희·김숙자 씨

 

▲ 우석대 두 여직원, 전주여고 동문인 설숙희(왼쪽), 김숙자(오른쪽)씨, 모교 형편이 어려운 후배 소식을 듣고 5년 째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받는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우석대학교 직원 설숙희(48)씨와 김숙자(46)씨는 생활이 어려운 모교 후배들에게 5년째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주여고 2년 선후배인 이들은 모교에 어려운 형편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해 기숙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선뜻 사비를 털어 매월 5만 원씩 급식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설 씨는 “과거 모교 선배가 후배들을 위해 강의한 적이 있는데 그 강의를 듣고 나도 후배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첫 지원한 학생은 이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 인근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학생은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자 만남을 요청해 왔지만 설 씨와 김 씨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듣고자 한 게 아니다”며 만남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기부에 대한 기쁨이 더욱 커졌다는 설 씨와 김 씨는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급식비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 하지만 첫 급식비를 지원한 학생을 제외하곤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고 한다. 혹시라도 여린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걱정 어린 마음에서다.

행정실의 추천을 받아 다달이 지원하던 이들은 이제 100만 원이 넘는 목돈을 기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처음에 목돈을 낼 때는 떨렸지만 그보다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이 더 컸다”며 웃었다. 이외에도 설 씨는 가정폭력쉼터, 지체장애스포츠단에 정기적인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부 활동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사랑’을 꼽았다. 설 씨는 “기부를 한다는 것은 내가 사랑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받게 되는 것”이라며 “모교의 후배들도 이런 사랑의 손길을 세상에 많이 퍼트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첫 급식비 혜택을 받은 학생은 자신도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며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내리사랑을 실천해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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