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토마토, 소리로 익는 시기 늦춘다
수확 토마토, 소리로 익는 시기 늦춘다
  • 장윤진 기자
  • 승인 2015.08.24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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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음파 이용 토마토 선도 연장 기술 개발

수확한 토마토에 특정 음역대의 음파를 쏴 토마토의 익는 속도를 늦추는 기술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 이하 농진청)은 음파를 이용해 수확한 토마토 열매의 익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혔다.

수확 후 토마토의 익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음파를 선정하기 위해 다양한 음역대(0Hz, 250Hz, 500Hz, 800Hz, 1kHz, 1.5kHz)의 단일 음파를 녹색기(Mature Green Stage) 상태의 토마토 열매에 6시간 동안 처리했다.

그 결과 12일 후 전체 토마토 가운데 250Hz에서 22%, 500Hz에서 18%, 800Hz에서 5%, 1kHz에서 40%, 1.5kHz에서 2% 이하로 익는 정도가 늦춰져 1kHz의 음파에서 익는 정도의 지연 효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의 숙성을 촉진하는 에틸렌은 음파처리 토마토가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열매에 비해 35% 정도 적게 발생했고 호흡량 또한 음파처리 토마토가 무처리에 비해 33% 정도 낮게 나타났다.

과일 껍질의 적색 정도를 나타내는 Hunter ‘a’값(수치가 높을수록 적색에 가까움)은 음파처리 토마토가 0으로 무처리 토마토(10)에 비해 착색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실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경도는 무처리 토마토가 10N, 음파처리 토마토가 18N으로 나타났는데 음파처리시 단단함이 1.8배 정도 높게 유지됐다.

또한 음파처리 토마토를 대상으로 과일의 숙성을 촉진하는 에틸렌 생합성 관련 유전자의 발현 양상을 분석한 결과 모든 기간 동안 발현량이 현저히 줄었으며 최대 1/3,000까지 줄어든 유전자도 있었다.

음파처리로 토마토 과실 내 에틸렌 생합성 관련 유전자 발현이 줄어듬에 따라 익는 정도가 늦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음파처리로 숙성을 늦추는 정도는 무처리에 비해 개체별 차이를 고려해 3일∼4일 정도 늦추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에 개발한 음파처리 기술은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음파처리 프로그램 운영도 매우 간편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수확 후 농산물의 저장에 드는 비용은 저장고 설비와 운용비를 제외하더라도 연간 1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농산물 저장을 위한 각종 예냉기에 음파처리 장비를 장착할 경우 예냉에 의한 호흡 억제와 음파 처리에 의한 에틸렌 발생 억제의 복합 효과로 저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농산물은 수확 후 관리 미흡으로 인한 손실률이 평균 10%∼35%에 이른다. 2013년 토마토 과실의 총 생산액이 900억 원 정도였다. 손실률을 25% 기준으로 보면 약 22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음파처리에 의한 토마토 과실의 저장성 개선은 수확후 관리 미흡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 생물소재공학과 정미정 연구관은 “수확 후 관리는 수확한 농산물이 생산자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품질은 높이고 손실을 줄이기 때문에 ‘제2의 생산’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작업”이라며 “토마토를 시작으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수확 후 관리 관련 기초기반 연구에 힘쏟고 농업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현장친화형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하고 관련 논문은 수확 후 농산물 관리부분 관련 국제 저명학술지 ‘Postharvest Biology and Technology’에 게재됐다.


토마토의 경우 국내에서는 색이 바뀌는 시기(변색기, Breaker stage)의 과실을 수확하고 있다. 열매가 녹색일 때 실험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변색기 열매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음파 처리 조건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다른 호흡급등형 과일인 사과와 복숭아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처리 조건을 선발해 광범위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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