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화상 사고, 제대로 대처하자!
급식소 화상 사고, 제대로 대처하자!
  • 김영호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사장
  • 승인 2015.11.2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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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지사장
지난 4월쯤 영양사 한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이 일하는 급식소 근로자 한분이 화상사고를 입었는데 처음 겪는 사고인지라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며 안전교육을 받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사고 경위를 물어봤다. 근로자가 배식을 하려고 국솥을 대차에 실어 옮기다가 배수로 덮개가 열려있는 틈에 대차 바퀴가 빠졌는데, 시간도 없고 마음도 급하다 보니 힘으로 밀어서 옮기려다가 국솥이 몸쪽으로 넘어져 허벅지부터 장화 속까지 뜨거운 국물이 닿아서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 평소에 살짝 데이는 정도의 사고는 있었어도 국솥이 사람에게 쏟아지는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 다들 당황해서 물을 떠서 허벅지에 붓고 약을 찾아오고 허둥지둥하는 과정에서 신속하게 제대로 응급조치를 못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허벅지랑 다리를 식히느라 장화를 늦게 벗긴 탓에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화상이 심해졌고, 많이 다쳤다는 생각에 동네 병원이 아닌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더니 대기시간이 길어서 치료가 늦어졌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물집은 터지지 않아서 감염은 없었다고 했다. 산재 신고를 하고 나서 화상 치료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니 자신이 얼마나 응급조치를 실패했는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화상에서 제일 위험한 것은 감염이다. 화상은 크게 1~3도로 나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2도 화상은 진피층의 손상을 가져오는 화상을 의미한다. 진피층까지 열기가 침입을 하게되면 우리 몸은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물집을 만들어 낸다. 그 이유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 이다. 화상이 위험한 이유는 2차 감염에 의한 사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상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열을 가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급식실 화상 중 가장 많은 원인이 뜨거운 물과 스팀이다. 뜨거운 물이 닿았을 때 제일 먼저 물이 들어간 고무장갑, 장화 등을 제거하고 재빨리 흐르는 물에 10분 이상 환부를 식혀주어야 한다. 환부가 충분히 식은 다음 열기를 간직할 수 있는 반지, 옷 등을 제거하되 열기에 의해 살과 붙어버린 경우에는 절대 무리해서 제거하면 안된다.

물집이 터지는 경우 세균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열기가 식으면 환부를 살피는데 상처를 직접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반드시 손을 씻고, 위생장갑 등을 착용해서 세균감염을 차단한다. 또, 물집이 잡힌 경우 화상연고를 직접 문질러 바르지 않는다.

소독된 거즈 위에 화상연고를 얇게 펴바르고 환부 위에 살짝 올려서 고정시켜야 한다. 또한 소독을 위해 과산화수소, 요오드(빨간 약)액을 사용하면 안된다. 화상부위가 지저분하면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되 별도로 준비된 것이 없으면 수돗물로 씻어내는 것이 안전하다. 끝으로 화상은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피부재생 속도를 높이고 흉터를 최소화하여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평소 가까운 화상치료 전문병원을 파악해 두고 화상이 심한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화상 전문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위 사고를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배수로 덮개가 닫혀있는지 확인하고 방수 앞치마를 착용하는 작업 전 안전점검이 사고를 예방한다는 것, 둘째는 안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생명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안전을 확보해 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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