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항생제 축산물 급식사용 재고해야
무항생제 축산물 급식사용 재고해야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6.01.22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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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축산물과 큰 차이 없고 가격만 높아” 불만

 무항생제 인증 축산물(이하 무항생제 축산물)이 일반축산물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만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선 급식현장에서는 굳이 가격이 비싼 무항생제 축산물을 사용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친환경농업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돼지, 소, 닭 등 축산물은 무항생제 축산물과 일반축산물로 분류하고 있다. 2007년 항생제가 포함된 사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환경에서 가축을 사육토록 하기 위해 무항생제 축산물이 도입됐다.

때문에 무항생제 축산물은 일반축산물에 비해 높은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실제 본지가 확인해 본 결과, 돼지고기의 일반축산물은 500g에 7500~8500원이었으나, 무항생제 축산물은 500g에 8300~1만3500원으로 나타났다. 또 소고기의 일반축산물 사태부위는 500g에 1만7800원이지만, 무항생제 축산물은 이보다 높은 1만9500원에 거래되는 등 일반적으로 1.3배~1.5배 정도 가격이 높았다.

이처럼 무항생제 축산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일반축산물과 달리 항생제 사료를 사용하지 않아 일반축산물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무항생제 축산물이나 일반축산물의 큰 차이는 없다. 차이는 항생제 사료를 먹인 뒤 일정기간 도축을 할 수 없도록 한 휴약기간만 다르다.

 무항생제 축산물은 일반축산물보다 휴약기간이 2배 이상 길다는 것. 그리고 이마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2011년 7월부터 배합사료 제조시 사료첨가용 항생제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일반축산물도 항생제 사료를 사용하지 않아 사실상 차이는 전무한 실정이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최농훈 교수는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동물약품의 잔류가 일반축산물과 무항생제 축산물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따라서 안전상에는 똑같이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고 말했다. 무항생제 인증은 2014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무항생제 축산물도 동물의약품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일반축산물과 유사할 정도로 동물의약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무항생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이같은 지적에 따라 무항생제 축산물 사용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서울시는 학교급식 식재료 품목별 품질기준에서 무항생제 축산물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A씨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반축산물과 차이가 없다면 뭐 하러 가격도 비싼 무항생제 축산물을 구매하냐”며 따져 물었다. 서울에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A영양교사는 “친환경농산물 사용 기준에 무항생제 축산물 사용이 권고로 돼 있다”며 “소고기는 가격이 비싸 부득이하게 일반축산물을 주로 사용하면서 안타까웠는데 차이가 없다면 굳이 무항생제 축산물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조사를 한 데이터는 없지만 무항생제 축산물이 1.3~1.5배 정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항생제 사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물복지와 환경적인 측면에서 농가의 노동력과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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