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선물에 대한 기대
‘희망’이라는 선물에 대한 기대
  • 서울신림초등학교 최숙희 영양교사
  • 승인 2016.02.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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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숙희 영양교사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새해가 좋은 이유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희망이라는 선물’ 때문이다.

숨을 쉬는 동안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희망이라는 선물 꾸러미는 ‘시간’이 와서 차근차근 풀어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새해에 학교급식도 환하게 웃으면서 희망이라는 선물을 받을수 있기를 소망한다.

학교급식에 몸담은 세월이 어느덧 꽤 흘렀다. 퇴직한 영양(교)사 선배들이나, 현직에서 숱한 풍파를 이겨내며 꼿꼿하게 제자리를 지키시는 상록수 같은 선배들에 비하면 마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일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도 미처 급식을 다 실시하지 못하던 때부터 지금은 모두 서거한 전직 대통령들의 학교급식 확대에 대한 선거 공약도 지켜봤다.

공약 이행을 위해 학교급식에 ‘위탁급식’이 도입되고, 식중독 바이러스 하나로 위탁급식을 학교에서 퇴출시키는 ‘학교급식법’이라는 거대한 산성이 새롭게 지어지고 무상급식때문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직도 내려놓은 전직 시장도 지켜봤다.

학교급식법에 보면 학교급식의 목적이 ‘학생의 건전한 심신 발달과 국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함’이라고 되어 있다. 학교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로 인하여 존재가치가 부여된다. 학교는 학생교육의 핵심 장소다. 학교급식은 당연히 이 학생들의 교육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교육활동 영역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학교급식이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잿밥’에 관심있는 어른들 때문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어느 음료수 광고에서 ‘제발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친 적이 있다. 저도 ‘제발 우리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을 위해 급식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치고 싶다.

대한급식신문에서 학교급식 영양(교)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 실시한 기사를 봤다. 설문 응답 결과를 보면 ‘직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10명 중 8~9명이 심하고, ‘직업에 대한 만족감’도 10명 중 6~7명이 낮지만 그래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은 10명 중 5명이 붙들고 있다.

교육부나 각 시·도교육청, 식약처에서 급식 관련 규정, 지침을 만들 때 일선 학교의 입장을 조금만 더 깊이 고민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랜다. ‘나비효과’처럼 중앙부처에서 불어 오는 실바람이 일선 학교에 오면 태풍이 될 수가 있다.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영양(교)사들이 지치고 포기해버리면 학교급식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올해에는 아직 자부심을 품고 있는 그루터기들 덕택에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을 위해 농사짓는 분들, 소, 돼지, 닭, 오리를 키우는 분들, 바다에서 파도와 싸우시는 분들에게까지 희망을 안겨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민 식생활 개선에 당당히 기여’하며 학교급식 일을 할 수 있는 선물꾸러미를 받고 싶다. 이 간단하고도 어려운 선물 빨리 보내주실 분 어디 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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