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건강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단체급식, 건강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 녹색건강연대 공동대표 이주열 교수
  • 승인 2016.04.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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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건강연대 공동대표,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이주열 교수

▲ 이주열 교수
사람은 유한한 기간을 살아야 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희망한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자)의 의미가 건강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관심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쏠리게 된다.

일반인들의 이런 관심을 학술적으로 정리한 개념이 건강결정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결정요인은 개인 또는 인구집단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개인 또는 인구집단이 건강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역사적으로 공중보건의 발전과정에서도 건강결정요인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인간의 건강이 생활양식, 기후, 지형, 공기 상태, 음식 등 포괄적인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1860년 프랑스의 파스퇴르(Pasteur)가 질병은 미생물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독일의 코흐(Koch)가 병인학(etiology)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건강결정요인의 관심은 환경에서 생물학적 요인으로 변화되어 치료의학이 발전되기 시작하였다.

1974년에 매큐언과 로우(McKeown & Lowe)가 인류의 사망률 감소에는 위생 및 영양 개선 등과 같은 사회적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의료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건강결정요인의 범위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으로 건강은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으로 결정된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행동적 요인으로 건강결정요인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치료중심의 건강관리에서 예방중심의 건강관리로 변화되면서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결정요인은 2010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안되었는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주거, 소득, 고용, 교육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상태, 그리고 사회적 형평성, 물리적 및 사회적 환경, 네트워크와 사회적 지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습관, 건강서비스, 의료 등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건강 친화적인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단체급식을 바라보면 급식 관련 분야에서 건강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할 환경이 무엇인가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친환경농산물 등과 같이 음식재료에 관심을 집중할 뿐 위생적인 조리시설, 이용 음용수의 수질상태, 음식 용기의 위생상태, 담당 인력의 건강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단체급식이 이용 고객들의 건강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단체급식과 관련된 환경을 건강 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단체급식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건강이라는 관점으로 점검하고, 건강 중심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단체급식이 중요한 건강결정요인으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건강 친화적 활동이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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