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은 가격이 비싸다 “NO”
친환경농산물은 가격이 비싸다 “NO”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0.24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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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로 가격 낮춰…경기북부 47개소에 식재료 공급

요즘 단체급식 현장에서 친환경농산물이 대세다. 환경적인 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토피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서도 식재료를 친환경농산물로 바꾸고 있다. 또한 산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친환경농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학교도 다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일반 농산물과 비교해 친환경농산물은 가격면에서 부담스럽기때문이다. 여기 공급자와 소비 자의 직거래시스템을 통해 일반 농산물 값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다. 경기북부지역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이 모 여 만든 ‘채소원’의 유통시스템을 살펴본다.

 

 


오전 8시20분, 동두천의 한 수양관 급식소에서도 식재료들이 도착했다. 직원이 된장국에 사용될 ‘아욱’을 내려놓자 상자를 열어 채소의 상태를 체크한다. 수양관 은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곳이라 특히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때문에 농약으로 재배된 때깔 좋은(?) 일반 농산물보다는 친환경농산물을 주로 사용 한다. 이동재 성락교회 덕정수양관 목사는 “(일반 채소 와) 가격차이도 별로 없고 이왕이면 건강에도 좋은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채소원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같은시간 의정부공업고등학교 급식소 앞에서 꼼꼼하기로 소문난 고재란 영양교사가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위한 영농조합법인 ‘채소원’ 직원으로부터 식재료를 받고 있다. 아침 일찍 식재료가 도착하면 재료의 신선도나 중량, 온도 체크는 기본. 꼼꼼하게 대면 검수를 마쳐야 비로소 조리실로 이동해 맛있는 급식으로 변신을 하게 된다.
“오늘 물건 좋은데요? 쑥갓이 향기도 진하고 싱싱해 보여요.” 고 영양교사는 “친환경농산물은 일반 채소와 가격적인 부담이 있어 학교급식에 사용하기 어렵지만 채소원에서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해 믿고 쓰고 있다” 며 “조리하기에 까다로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아 채소원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유통시스템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해 물류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이상적인 유통시스템. 채소원은 이런 식 재료 유통 구조를 현실화해 경기도 양주와 의정부 일대 수양시설과 산업체, 학교에 친환경농산물과 안심농산 물을 공급하고 있다. 단체급식에 우수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싸게 공급해 소비자가 건강하게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곳은 6명의 친환경농산물 생산자가 모여 만든 영농조합법인으로 생산과 유통까지 하고 있어 원가를 절감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권형철 채소원 경영기획부장은 “생산자가 포장에서 납품까지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며 “이 점이 바로 채소원이 타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생산부터 공급까지 13시간

채소원에서 공급하고 있는 식재료는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 채소들이다. 때문에 신선도 유지가 생명이다.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단체급식에 공급하기 까지 13시간이면 충분하다. 저녁에 수확한 채소가 다음 날 아침 급식소에 납품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유통구 조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채소원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조합원 농장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을 ‘냉동탑 차’로 물류센터에 입고시키면 잔류농약검사 실시와 친 환경농산물을 선별해 포장한다. 전처리시설도 갖추고 있어 웬만한 채소는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1차 작업을 하고 있다.
전처리된 식품은 또다시 진공포장을 해 혹시 모를 위해요소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 후 처리 된 농산물은 저온냉장시설에 보관되다 다음날 아침 급식소로 당일 배송을 하게 된다.
천명석 채소원 과장은 “보통 농산물이 생산지에서 물류센터로 들어올 때 냉동 탑차를 이용하지 않아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지만 채소원은 전 과정이 저온시설로 운영되기 때문에 밭에서 뽑은 상태 그대로 학교에 공급할 수 있어 신선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채소원은 단체급식 시장에서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

벌레 먹은 채소가 더 좋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채소원이 주로 공급하고 있는 양주나 의정부의 학교들은 대부분 2주 단위로 입찰을 하기 때문에 생산을 안정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러나 한번 써보고 다시 찾는 학교들이 늘면서 남모를 보람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영양사들의 친환경농산 물에 대한 인식이 아직 바뀌지 않고 있는 것도 아쉬움으 로 남는다. 권 부장은 “벌레 먹고 모양이 조금 불성실(?) 하다고 해서 물건 자체가 나쁜 게 아닌데도 검수에서 퇴 짜를 맞아 반품당할 때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벌레 먹 은 채소가 오히려 농약 없는 좋은 채소라는 걸 알아줬으 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글_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사진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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