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식재료에 맛도 최고…연수생들 “따봉”
친환경 식재료에 맛도 최고…연수생들 “따봉”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4.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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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직영급식소 중 최초로 HACCP 지정…타기관 벤치마킹 명소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은 2006년 12월 HACCP 지정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직영급식시설로는 최초다. 또한 천안시 최초로 지정된 모범급식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최초’라는 수식어가 두 번이나 붙은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의 구내식당은 타 기관과 단체에서 자주 벤치마킹하러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이곳의 특별한 급식관리 노하우를 엿보았다.

 

 

천안시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이하 지식경제교육원)의 구내식당에 들어서자, 반찬 가짓수에 입이 쩍 벌어진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보리밥, 버섯찌개, 돼지고기볶음, 김치전, 부추전, 골뱅이무침, 도라지양파무침, 배추겉절이와 쌈장에 찍어 먹는 배추, 청고추, 후식으로 바나나까지 있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연수를 마친 사람들은 푸짐한 음식을 보자 눈이 빛나며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왔는데도, 배식 대기 시간을 최소화한 구조 때문에 금방 줄이 짧아진다. 낮 12시 30분이 조금 지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을 다 먹고 천천히 식당을 떠나고 있었다.

HACCP 지정을 받은 지식경제교육원의 구내식당은 구획화가 잘 되어 있고 위생적으로 관리된다.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급식은 맛까지 좋아, 연수생들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준다.교육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입맛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이곳 구내식당의 정예숙 영양사는 식단을 짤 때 다양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한다. 정 영양사는“반찬 가짓수를 늘려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킨다”며 “특히 쌈이나 샐러드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지식경제교육원 식당의 특화 메뉴는 해물잡탕과 무침류라고 한다. 국과 찌개는 짜지 않으며, 직접 담근 맛 좋은 된장으로 끓여 사람들에게 인기다. 특히 갓김치, 겉절이와 같은 무침 반찬은 ‘단체급식 같지 않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손맛이 있다고 한다.
박은영 지원팀 행정주사보는 “근무 3년차로 매일 이곳에서 두 끼를 먹는데, 음식이 천연조미료만 사용해 몸에도 좋고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국가기관 최초 HACCP 지정

최초는 언제나 어렵다. 정예숙 영양사는 많은 연구 끝에HACCP 지정을 받았다. 그 노하우를 배우고자, 지난 14일 법무부 전문연구모임 ‘바른급식사랑방’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먼저 창고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창고는 식료품, 세제, 소모품 세 곳으로 구분되어 있다. 차곡차곡 잘 정리된 물품에 견학 온 이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원래는 창고가 1개였으나 용도별로 창고를 구분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다음으로 식당 홀을 둘러봤다. 널찍하고 탁 트인 식당에는 4인용 테이블 105개가 들어차 있다. 식사를 하는 한 끼 평균 인원은 700~800명으로 자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자율배식을 할 때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 문제였다. 배식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배식대 구조를 정리해 대기 시간을 최소화했다.
식당 홀과 주방 사이에 자동문과 에어커튼을 설치해 연수생들이 주방에 함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본격적으로 위생복을 갈아입고 주방을 둘러봤다. 탈의실은 위생복과 평상복을 따로 구분해 걸어 놓을 수 있도록 두 칸으로 되어 있다. 신발장도 위생장화와 실외화로 분리했다. 조리실 입구에는 세면대와 손 소독기가 놓여 있다. 먼저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은 후 손 소독기로 한 번 더 소독한다.
조리실은 조리사들의 작업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작업대를 만든 후 여성 조리사들은 더 이상 바닥에서 작업하지 않게 되었다. 바닥에서 작업하던 것을 서서 할 수 있어 편리하면서도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고 한다.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교차오염 방지다.
우선 각 작업별로 구획을 나눠 위생적인 조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또한 검수실이 없어 식재료가 전처리 구역으로 바로 입고되던 것을 검수실을 만들어 위생적으로 관리했다. 전처리장은 생선·육류와 채소·과일을 다루는 싱크대를 구분해 교차오염을 방지했다. 연결돼 있었던 전처리 하수구와 조리하수구를 분리해 전처리실의 오염된 물이 흘러오지 못하게 했다. 타일이 깨진 바닥을 교체하고, 천장도 위생적인 소재로 바꿨다.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 쓰고 노력한 결과, 국가기관 최초로 HACCP 지정을 받게 됐다.

친환경 에코서비스로 비용절감

지식경제교육원 식당은 위생적인 관리와 함께 친환경 급식을 중요시한다. 친환경 ‘에코(ECO)서비스’를 도입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했다. 특히 천연조미료를 직접 만든다. 과일 껍질로 소스를 만들고 양배추 대, 파뿌리, 표고 밑동도 버리지 않고 국물을 우려내는 데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천연조미료는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다. 시래기, 토란대, 고구마 줄기 등 나물도 직접 말린다. 고추도 직접 말려 써 비용을 절감했다. 된장도 직접 담근다. 이렇게 친환경급식을 추진하다 보니 연간 약 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은 밥은 누룽지로 탄생한다.

이렇게 만든 누룽지는 맛이 좋다고 소문나 외부로까지 확대됐다. 지식경제교육원은 매달 인근 노인종합복지회관에서 관할하는 독거노인 100여 분에게 누룽지를 공급하고 있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co.kr 사진_이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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