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HP(휴렛팩커드) 본사 구내식당 - 전문 레스토랑 버금가는 화려한 메뉴 눈길
한국 HP(휴렛팩커드) 본사 구내식당 - 전문 레스토랑 버금가는 화려한 메뉴 눈길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5.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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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을까? 한국 HP 본사 직원들이 구내식당 앞에서 점심 메뉴를 고르느라 바쁘다. 이용객이 1~2개의 메뉴 중 선택하는 보통의 단체급식 형태가 아닌 전문 레스토랑 버금가는 다양하고 화려한 메뉴에 눈이 즐겁다. 한국 HP 본사 구내식당(이하 HP 구내식당)의 점심은 한식, 양식, 아시아식으로 구분되어있다. 사이드 메뉴까지 있어 더욱 다양하게 골라먹을 수 있다.
지난 10일 HP 구내식당의 한식 기본 메뉴는 돌솥날치알밥,팽이장국, 채소튀김, 포기김치였다. 날치알밥은 전문식당에서 먹는 것처럼 돌솥에 담겨 ‘지글지글’ 소리를 냈다.양식과 아시아식은 이용객이 기본 메뉴뿐만 아니라 각자 취향에 따라 사이드 메뉴를 골라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양식의 기본 메뉴는 미트볼스파게티, 마늘빵, 피클이었고 사이드메뉴는 통감자구이였다. 아시아식은 기본 메뉴가 삼선자장면이었다. 사이드 메뉴로는 제육강정과 군만두가 나왔다. 비교적 짧은 점심시간에 이렇게 다국적인 음식을 한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 주메뉴의 질 높이고 메뉴 다양화로 식단 변화

여의도에 있는 HP 구내식당은 이렇듯 새로운 형태의 급식을 시도한다. 메뉴 선정과 운영 등에서 전문 레스토랑의 방식을 결합해 기존 단체급식의 틀을 깼다.HP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업체는 작년 11월부터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한 끝에 지난 4월 1일 재개장했다.
해당 업체는2006년부터 HP 구내식당을 운영해왔다. 이전에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자율배식 형태의 급식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여의도 증권가들 사이에 구내식당을 없애고 사무실로 임대하는 경우가 늘면서 혁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치열하게 메뉴와 콘셉트 개발을 통해 단체급식의 새로운 형태를 시도한 것이다. 한국 HP 본사는 외국계 회사라 이러한 변화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본 메뉴인 한식의 경우 반찬수를 줄이는 대신 주 메뉴의 질을 높였다. 기존 1식 4찬이었을 때는 절임류, 나물류 등 고정된 찬수를 채우기 위한 메뉴가 있어 잔반이 많은 편이었다.
이러한 채우기식의 메뉴를 없애고, 주 메뉴의 질을 높여 만족도를 높였다. 예를 들어 주 메뉴인 제육볶음은 기존보다 고기의 양을 늘려 조리하는 것이다.양식의 경우 햄버그스테이크, 치킨스테이크, 그라탕 등 기존단체급식보다 더욱 다양한 메뉴를 시도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인도, 일본 요리 등을 제공하는 아시아식은 이용객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다.직원들은 해외에서 먹었던 음식을 단체급식에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고 한다.
이러한 메뉴들은 미리 어느 정도 준비해 두었다가 즉석에서 바로 조리해 제공한다. 가격은 일반 단체급식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돈을 조금 더 내고 맛있는 것을 먹겠다”는 직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위험부담을 안고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식재료로 만든 전문 레스토랑의 음식가격에 비하면 저렴하다. 단체급식의 특성상, 테이블서비스를 하지 않으니 인건비가 따로 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부 직원들은 일반이용객들보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위탁 운영을 하는 업체 관계자는 “10여 년 전 미국의 단체급식은 지금의 한국처럼 고정된 메뉴를 이용객들이 수동적으로 공급받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메뉴를 골라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며 “HP 구내식당의 운영방식은 아직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국내 단체급식 시장 전반으로 퍼지게 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 점심에만 식당운영 틀 깨…간식까지 판매

HP 구내식당은 밥 먹을 때만 식당을 이용한다는 편견을 깼다.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식당을 오픈해 간식, 과일, 직접 구운 빵 등을 판매하고 바쁜 직원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아침식사 시간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미처 아침밥을 먹고 나오지 못한 직장인에게 따끈한 국밥이나 라면을 제공한다. 식당은 저녁에도 운영하는데, 메뉴는 ‘한식’과 ‘키친’의 두 가지 코너로 구성된다. ‘키친’은 고급 요리 코너다.
태국식 탕수육, 칸쇼새우, 쇠고기굴소스볶음, 바비큐폭립 등 고급 요리를 제공한다. 이런 고급 요리는7,000원 대에 판매한다. 저녁 식수는 150명 정도라고 한다. 이를 위해 각 요리의 분야에 따라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을 조리실장으로 뽑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는 과일과 샐러드를 판매한다. 한창 출출해질 시간인 오후 3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는 떡볶이와 라면을 먹을 수 있는 분식 코너도 운영한다. 이용객들은 언제든 자신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음식을 간편하고 위생적으로 즐길 수 있다.

한국 HP 본사 _ 정미영 매니저(영양사)

“전문식당의 특성화된 맛 표준화 시켰죠”
HP 구내식당에는 태국식 볶음국수 팟타이, 인도식 볶음국수 미고랭, 일본 라멘 등 일반 단체급식에서 접하기 힘든 메뉴들이 많다. 정미영 매니저는 본사에서 개발한 메뉴를 바탕으로 직접 식단을 짠다고 한다.
정 매니저는 “모르는 메뉴가 상당히 많아 처음에는 연구하느라 고생 좀 했다”며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시도할 때, 제 맛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전문점의 요리 레시피를 많이 찾아보고 시식도 해봤다고 한다. 그 결과, 각 전문점의 특성화된 맛을 표준화시켜 단체급식에 맞는 맛으로 대중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정 매니저는 “최근 밥 한 끼를 먹어도 맛있게 먹기 위해 맛집을 찾아 다니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 곳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만든 HP 구내식당의 운영방식은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제 오픈한 지 2주 됐는데, 실제로 외부 전문 레스토랑과 비교해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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