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경기장 내 SK와이번스 급식 탐방
인천 문학경기장 내 SK와이번스 급식 탐방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7.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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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식 급식 먹고 홈런 쳤어요”10~12가지 메뉴 준비…훈련·경기 일정 맞춰 식사 제공

전국이 야구 열풍에 빠졌다. 지난해와 올해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야구가 각각 금메달과 2위 자리를 거머쥔 뒤 전 국민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야구 선수들, 무더운 날 땡볕에서 몇 시간씩 경기하는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해 프로야구 우승팀인 SK와이번스의 급식 현장을 찾아갔다. 선수들은 한 끼 메뉴가 무려 10~12가지인 고열량 선수식을 먹는다. 식비도 한 끼에 9,300원이란다.

 

▲ 선수들이 한 번에 모두 출전하지 않는 야구경기의 특성상,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1~2명씩 자유롭게 식사한다. 사진은 SK와이번스정근우 선수(좌)와 박정권 선수가 경기 시작 전 저녁을 먹는 모습.

 

지난 달 26일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경기장에 대한급식신문이 찾아갔다. 잘 먹어야 잘 뛸 수 있는 법.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 선수식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문학경기장은 SK와이번스의 홈구장으로 선수들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식사를 한다. 선수들이 한꺼번에 출전하지 않는 야구 경기의 특성상,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자유롭게 찾아와 밥을 먹는다.
2000년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 창단 이후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의 급식은 CJ프레시웨이가 맡아오고 있다. 경기에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에너지원인 선수식은 뷔페식으로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선수들은 점심에는 국수 등의 면류와 샐러드, 튀김 등을 간단히 먹고 오후 4시 30분(금요일 기준. 주말은 3시)부터 이른 저녁을 먹는다. 육류로 만든 뜨거운 요리 4가지가 기본으로 나가고 샐러드,빵, 김밥, 반찬 등 총 10~12가지의 메뉴로 구성돼 충분한 열량을 보충할 수 있다. 대략 한 끼당 1500kcal이다.

이날 메뉴는 쌀밥, 열무된장국, 닭죽, 해물잡탕, 조기구이, 미트스파게티, 돈육단호박조림, 브로콜리/오징어숙회, 깨찰빵,치즈김밥, 양상추토마토샐러드, 오렌지, 파인애플, 김치 등 보기에도 푸짐했다. 감귤주스, 매실주스 등 각종 음료수는 상시 배치된다. 박재홍 SK와이번스 선수는 “밥이 맛있어서 좋다”며“특히 자주 나오는 메뉴 중에 고추잡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 선수는 이날 LG트윈스와의 경기 3회말에 시원한 홈런을 날렸다. SK와이번스 에이스인 송은범 투수는 젊은 선수답게 “완전 맛있어요”라는 한마디로 급식을 평가했다. 송 투수는 “스파게티를 좋아하는데 오늘 미트스파게티가 나와서 좋았다”며 맛있게 밥을 먹었다. 이날 SK와이번스는 6대 3의 승리를 거두었다.

날씨에 민감한 야구, 영양사도 날씨에 민감해야

야구는 날씨에 민감한 스포츠다. 비 오는 날에는 경기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식을 담당하는 영양사 역시 날씨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갑자기 비가 오면 2군 선수들이 원정경기를 못 가고 홈에서 밥을 먹게 된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방하얀 영양사는 날씨를 항상 체크하며, 비 오는 날에는 밥을 넉넉히 한다고 한다. 반면 비가 와서 홈경기가 취소되면 음식이 남게 된다.
선수들은 밥을 먹고 집에 가기도 하지만 중계 기자들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 경기가 있는 날, 비가 올 것 같으면 최소한의 전처리만 하고 기다린다. 한편 야구 선수식은 전날 경기 승패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기 있는 날에는 미역국도 넣지 않는다.
만약 전날 경기에 진경우에는 매운 요리를 빼고 살짝 달게 조리한다. 김용재 조리실장은 “선수들이 예민할 때는 오징어볶음에 올리고당을 넣는식으로 약간 달달하게 조리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며 “반면 이겨서 분위기가 좋을 때는 약간 맵게 조리해도 좋아한다”고전했다. 이날 급식은 전날 경기에 졌기 때문에 달고 시원한 식혜가 나갔다.

선수군별 따로 급식, 하루 최대 10번까지 배식해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의 선수들은 1군, 2군, 재활 선수들로 나뉜다. 이에 따라 훈련이나 경기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배식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1군 선수의 식수는 코치까지 포함해 50~55명 정도다. 선수들이 훈련 받을 때는 배식시간이 3시간 정도로 길고 일정치 않아 시차조리를 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경기 시작 전 2시간 정도로 배식시간이 비교적 일정하다. SK와이번스 선수들은 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특히 깐풍기, 고추잡채 등 중식을 즐겨먹는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 순대볶음이나 떡볶이도 좋아하지만 너무 맵고 짠 음식은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코치들이 자제시킨다. 또한 선수들은 생선이나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겉절이는 잘 안 먹는다고 한다.
방하얀 영양사는 선수들에게 채소를 먹이기 위해 샐러드를 주로 하며, 생선을 좋아하는 코치들을 위해 생선도 빼놓지 않고 준비한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에는 식사량을 조절해 적게 먹는 편이지만 훈련할 때는 경기할 때보다 1~1.5배 많이 먹는다고 한다.야 구는 경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경기 중간에 선수들에게 간식도 제공한다. 핫도그, 샌드위치, 찐달걀, 찐고구마, 유부초밥, 바나나 등 경기 중 허기를 채워주는 든든한 메뉴이다.
2군 선수들은 홈경기가 있는 날, 인천 송도의 SK와이번스 2군 경기장으로 이동급식을 한다. 문학경기장에서 조리를 마친 후 2군 경기장으로 운반해주는 식이다. 재활 선수들은 훈련시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아침과 점심을 제시간에 먹는다. 이밖에 SK와이번스 직원과 야구 중계팀, 치어리더들을 위한 급식도 따로 있다. 1식 5찬으로 선수식보다 간단하게 구성한다. 이들을 위한 급식은 인원수 예측이 중요하다.
TV 중계는 1팀당 20명 정도 오고 라디오 중계는 1팀당 10~15명이 오기 때문에 대충 인원을 예상해 식사량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TV중계팀 2팀이 온다고 하면 40인분을 추가하는 식이다. 방하얀 영양사는 “중식, 2군 이동급식, 재활 선수식, 1군 중간간편식, 경기 중 간식, 중계팀 급식 등으로 많을 때는 하루 10번까지 배식해본 적이 있다”며 야구장 급식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렇게 야구 경기의 결과가 예측하기 힘들듯, 야구장 급식도 상당히 변화무쌍하다.
 

 

▲ 지난달 26일 SK와이번스-LG트윈스 경기 시작 전 LG트윈스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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