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고객도 만족시킬 수 없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경영 철학이다. 이 같은 철학으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최근 바람직한 기업문화의 전형으로 꼽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정태영 대표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구내식당은 프리미엄 급식으로 유명하다. 한식, 일품요리, 즉석요리 등 세 코너에서 다양하게 골라먹을 수 있다. 또 구내식당을 회의실, 행사장 등 각종 사원 복지를 위한 멀티플레이 장소로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직원 복지의 척도란 평가를 받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구내식당에 가봤다.
A홀 260, B홀 200, C홀 100.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구내식당 앞 전광판에는 매일 그날 준비된 식수가 표시된다. A홀 한식은 260인분, B홀 일품요리는 200인분, C홀 즉석요리는 100인분 준비돼 있다는 표시다. 실시간 체크되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밥이 떨어지는 곤란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직원들의 식사편의를 돕고 잔반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다.
그 동안의 통계를 바탕으로 식사인원을 예상하기 때문에 모자라거나 남는 경우가 드물다.이곳 점심식사 인원은 1,400~1,500명 정도다. 이 많은 직원들을 위해 메뉴 선택의 다양함을 뒀다. 1관과 2관에 각각 식당을 마련한 것도 그 때문. 1관은 다시 한식, 일품요리, 즉석요리로 나눠 취향에 맞게 골라먹을 수 있다.
◆잠깐 ! 딱 1초만 !
‘오늘의 식사는 어떠셨습니까?’ 퇴식구에 설치된 만족도 표시기에 써 있는 문구다. 만족, 보통, 불만족 중 하나를 터치하면 데이터가 실시간 총무과로 보내진다. 1초도 안 걸려 ‘잠깐! 딱 1초만!’이다. 퇴식구 벽에 바로 붙어 있어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다. 총무과 관계자에 의하면 점심과 저녁식사의 만족도(보통이상)는 90%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직원 만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곳 식당은 현대푸드시스템이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식당내부는 현대카드·현태캐피탈이 직접 설계할 만큼 전사적으로 구내식당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여기에는 정태영 대표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고 한다. 관계자에 의하면 평소 식당을 자주 애용하는 정 대표는 “잘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특별히 구내식당 서비스와 직원 복지를 강조한다고 한다.
때문에 식재료 단가만 3,000원이 넘을 정도로 식단의 질이 높다. 1관 식당의 A, B, C홀은 주방까지 따로 있다. 구분된 주방에서 각각의 요리를 시차 조리해 맛을 높였다. C홀의 오픈 주방에서 주방장이 즉석으로 요리해주는 해물볶음쌀국수 등은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최고 인기코너는 역시 한식이다.
A홀의 한식은 기호가 다른직원들을 배려해 주찬이 고기, 생선 등 두 가지다. B홀의 일품요리는 일식 돈가스덮밥, 무교동낙지비빔밥 등 전문 식당 부럽지 않게 맛있고 질도 높다. 특별한 이벤트는 하지 않는다. 한정된 예산에서 이벤트를 벌이면 다음 번 급식이 부실해지기 때문이란다. 한 번의 이벤트보다 꾸준하게 질 높은 식단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구내식당, 멀티플레이 공간으로 재탄생하다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의 생일파티가 열린다. 팀별로 신청을 받아 식당에서 즉석떡볶이, 과일, 튀김, 김밥 등을 준비해 준다. 1인당 2,500원만 내면 된다. 저렴한 가격에 화기애애한 생일파티를 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구내식당은 단순히 밥만 먹는 공간이 아니다. 식당 곳곳에 보드판이 있고 벽에서 파티션을꺼내 자유롭게 공간을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회의나 교육을 하는 등 식당을 다양하게 이용한다. 투명유리로 구분된 방도 있어 동호회 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특히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활발한 사내 동호회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요리, 탁구, 마라톤 등 현재 22개의 사내 동호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요리동호회’는 한 달에 한 번 구내식당에서 일품요리를 배운다. 사내 배식을 담당하는 조리실장이 직접 강의한다. 구내식당을 다양한 멀티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처럼 구내식당을 기업문화의 중심공간으로 꾸미려는 회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본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이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