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구치소의 교정급식은 일반 단체급식과 조금 다르다. 교정기관별 영양사도 1명이고 한 곳에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급식 노하우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현장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교정급식의 바람직한 방향을 찾기 위해 교정급식 영양사들이 똘똘 뭉쳤다.
2004년 10월 창단된 ‘바른급식사랑방’은 표준급식 레시피 발간, 전동배식차 개발 등 많은 성과를 내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교정급식을 새롭게 바꿔가는 바른급식사랑방 회원들을 만나본다.
교정급식 학습동아리 ‘바른급식사랑방’은 지난달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충남 공주시 금강자연휴양림에 모여 워크숍 및 체험학습을 가졌다. 이날 서울·부산·강릉 등 전국에서 교정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영양사 22명이 참석했다.
‘영양캠페인 추진 방안’ ‘식품 구입 시스템 구축’ 등 현 교정 급식의 과제를 제시하고 회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다음날 아침, 간단한 산책으로 전날의 피로를 풀었다. 아침식사 후 ‘교정급식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워크숍을 갖고 이틀간의 빡빡했던 일정이 모두 끝났다.
김중섭 바른급식사랑방 대표는 “회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만나는 귀중한 시간이라 한시가 아깝다”며 “빡빡한 일정이지만 회원들의 열정을 나누기엔 늘 모자란 시간”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 똘똘 뭉친 열정, 강한 책임감
바른급식사랑방은 법무부 및 소속기관 영양사가 주축이 돼2004년 10월 창단된 전문연구모임이다. 현장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교정급식의 바람직한 방향을 찾고자, 법무부 및 소속기관 급식담당자 255명이 뭉쳤다. 회원들이 전국 교도소·구치소에 흩어져있지만 분기별 2번 이상 활발한 모임을 갖고 있다.
김중섭 서울구치소 영양사가 대표를 맡아 총괄하고 김혜경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영양사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 총무는 김현정 여주교도소 영양사와 김미숙 영등포교도소 영양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모임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류종하 법무부보안정책단장과 이준우 서울구치소 시설과장을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다.
교도소·구치소의 경우 영양사가 각각 1명뿐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관련한 궁금한 점을 물어볼 곳이 없다. 더구나 교정급식이라는 특별한 상황도 있어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바른급식사랑방을 통해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외부 강사도 초빙해 유용한 정보를 얻는다. 김중섭 회장은 “회원들이 시간 내기가 어렵지만 모임에 오면 시간이 아깝지 않고 많은 것을 얻어간다며 만족해 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적극적인 모임으로 바른급식사랑방은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올해 법무부 상반기 ‘우수’ 연구모임으로 선정돼 운영비를 지원받았다.
2008년 행정안전부 연구모임 사례 공모 ‘우수상’, 2008년 중앙공무원교육원 주관 교육용 행정개선 사례공모 ‘최우수상’, 2007년 법무부 학습동아리 우수사례 발표대회 ‘최우수상’ 등 지금까지 무려 9개의 상을 받았다.
◆ 레시피 개발 등 활발한 활동
바른급식사랑방은 워크숍·특별강연·회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의 영양사들이 주말에 모이다 보니, 1박2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바른급식사랑방이 처음 결성됐을 때는 서로에 대해 아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대부분의 교도소·구치소 영양사들은 한 기관에 20~30년씩 오랫동안 근무하기 때문에 다른 곳은 어떤지 잘 알지 못한다.이 때문에 처음에는 각자 현황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200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활동에 들어갔다. 교정급식에 한정하지 않고 ‘전통사찰음식체험’ ‘HACCP 적용 단체급식소 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과 견학을 가졌다. 또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특별 강연도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통해 교정급식에만 제한됐던 좁은 시야를 넓혀갔다.
이로써 2007년에는 교정급식의 ‘표준레시피’를 제작·발간했다. ‘표준레시피’는 교정기관별로 식단의 표준화를 가져와 기관 간 급식의 균형이 유지되고 식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밖에도 전국의 교정시설을 견학하고 개선할 점을 논의해 전동배식차 개발 등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오는 16일에는 안성 축산물위생교육원에서 ‘돼지고기 부위별 체험학습’을 가질 예정이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바른급식사랑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