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내용보다 ‘밥맛 좋다’가 화제거리
교육 내용보다 ‘밥맛 좋다’가 화제거리
  • 한상헌기자
  • 승인 2009.11.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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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ech - 프리미엄 급식의 대명사 ‘동양인재개발원’

교육이나 세미나가 주로 열리는 연수원은 교육생들의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도 일산에 있는 동양인재개발원의 급식은 ‘프리미엄’이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친환경 쌀은 기본이고 식재료의 고급화를 선언해 모두 프리미엄급으로 사용한다. 메뉴도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교육생들은 교육 내용보다 ‘밥 맛 좋다’는 얘기를 먼저 한다. 단체급식을 프리미엄급으로 끌어 올린 동양인재개발원을 찾아갔다.

 


지난 15일 12시가 되자 깔끔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구내식당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연수원으로 들어온 교육생은 270여 명.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생명 직원들을 비롯해LG, 메가박스, 동서식품, 웅진씽크빅 등 여러 회사에서 교육을받고 있었다. 점심식사 중이던 메가박스 직원 최수인 씨는 “이곳 밥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직접 접해보니 소문 그대로”라며 “지루한 교육보다 밥 먹는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명 브랜드 식재료만 사용

신세계푸드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식재료부터 프리미엄급만 사용한다. 개원 시점부터 철원 오대쌀만을 쓰고 있다. 김치는 동원양반김치, 묵류나 콩나물은 풀무원, 고추장은 우리쌀고추장으로 잘 알려진 청정원 태양초 순장을 쓴다. 햄이나 소시지는 목우촌에서 들여온다. 또한 그날 사용하는 식재료 정보는 급식소 게시판에 붙여 놓아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킨다.

이렇게 일반 식재료보다 평균 10~15% 이상 비싼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최용규 동양인재개발원 운영팀 차장은 “교육생들에게는 먹고 자는 것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분기마다 메뉴나 운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서비스와음식에 대해 최고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은편”이라고 말했다.

◆ 요일마다 테마 메뉴 제공

동양인재개발원은 기숙을 하며 교육을 받는 곳이라 아침부터저녁까지 하루 3식을 한다. 아침에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제공한다. 조선호텔에서 생지를 들여와 매일 아침 오븐에서 직접 구워 내놓는다. 종류도 4가지나 된다. 점심 메뉴는 요일마다 테마가 있다. 메인 메뉴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세계음식, 비타민밥상, 맛집, 중식의 날, 건강지킴이 등 다양하다.
맛집의 날에는 지역별로 유명한 맛집의 메뉴를 고객들에게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타민밥상은 메뉴의 영양소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건강지킴이는 보양식을 준비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건강지킴이의 날로 ‘쇠고기영양탕뚝배기’가 메인 메뉴로 나왔다.
이곳은 고객이 음식을 받으러 올 때 바로 먹기 좋은 온도로 맞춰주는 직화 메뉴를 제공한다. 배식코너 가운데에는 비빔밥 코너가 있다. 6가지 나물과 채소, 참치 등이 담겨진 이 코너도 인기가 높다. 신세계푸드 황현주 매니저는 “비벼먹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 메인 요리 외에도 비빔밥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놓았는데 고객들이 꽤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옆에는 샐러드바가 있다.
일반적인 채소 샐러드 외에도 매일 색다른 과일이 디저트 개념으로 제공된다. 한쪽에는 건강이좋지 않아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저염식으로 죽과국을 따로 차려 놓았다. 한식보다 양식을 좋아하는 교육생들을 위해 카레나 자장도 준비해 놓는다. 물을 먹는 음수대 옆에는 건강차와 탄산음료, 주스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음료코너가 있다.
점심시간에 이많은 음식을 다 먹어보려면 며칠은 굶어야 할 듯싶다. 저녁에도 이곳만의 특색이 있다. 미니포장마차 코너를 운영해 떡볶이와 꼬치어묵을 제공한다. 단순히 밥만 먹는다면 자칫식상해질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식사를 즐길 수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골류 대표적인 인기 메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호프바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한동욱 팀장은 “연수원 주위에 음식점이 없어 교육이 끝난 저녁시간에는 교육생들이 갈 데가 없다”며 “이들을 위해 생맥주와 바비큐 등을 제공하는 호프바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홀 서빙을 전담으로 하는 직원을 따로 둬 교육생들이 식사를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테이블에 음식이 떨어지면 바로 바로 닦아 뒷사람이 이용할 때 불쾌하지 않도록 한다. 동양인재개발원은 단체급식소의 개념을 파괴하고 일반 식당처럼 테이블에서 바로 끓여 먹는 전골메뉴도 제공하고 있다.
4인 기준으로 제공되는 이 메뉴는 부대찌개, 불낙전골, 버섯전골등 단체급식소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전골메뉴에 필요한 세팅은 홀 담당직원이 맡는다.황현주 매니저는 “고객이 원하면 조달 가능한 식재료 범위 내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며 “메뉴에는 없었지만 곱창전골도 해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계속 진화하는 동양인재개발원의 급식소가 또 어떤 모습으로 고객을 맞을지 기대된다.

 

인/터/뷰 황현주 매니저
“고급스럽고 친절한 급식소 만들것”

 

동양인재개발원의 프리미엄 급식을 진두지휘하는황현주 매니저는 아이디어 뱅크다. 언제나 그녀의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만족할까’라는 생각으
로 가득하다.이곳의 인기비결은 늘 변화를 추구하는 동양인재개발원 직원들의 노력과 친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황현주 매니저의 열정일 것이다.
“고객사에서 원하는 급식소는 최고를 지향하는 ‘프리미엄’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매주 고객사와 메뉴에 대해 협의하면서 교육생들에게 인기 없는 메뉴는 과감히 빼기도 하죠. 또 작지만 고급스럽고 친절한 급식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 매니저가 말하는 친절한 급식소는 직원들의 얼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음식을 배식할 때부터 늘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세요”라며 고객을 맞는다. 물을 먹으러 가도“맛있게 드셨어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본다. 퇴식구에 잔반을 버릴 때도 인사를 한다. 고객과 눈만 마주치면 인사를 한다.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해요. 음식도 중요하지만 친절한 급식소로 기억된다면 더 좋은 급식소가 되지 않을까요.”

글_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사진_김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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