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무료급식 가능성?
우리아이 무료급식 가능성?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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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자체·교육청, 2010년 목표로 단계별 무료급식 추진

 

 

올해 초등학교 5학년에 진학한 엄누리(12·성남 중앙초) 양은 학교급식을 공짜로 먹는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올해부터 지역 내 초등학교 5~6학년에 대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엄 양의 학부모인 이선화(39) 씨는 “한 달 급식비로 4만~5만 원 정도 지출하는 것은 가계에 크게 부담되지는 않지만 1년이면 40여 만원이나 된다”며 “고학년으로 갈수록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데 급식비 지원은 엄마 입장에서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학교급식비를 지원하는 곳이 늘고 있다.

◆ 성남, 59개교 연 80억 원 지원

성남시의 경우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학교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무료급식’ 사업은 현 이대엽 성남시장의 선거 공약으로 지역 내 59개 초등학교 2개 학년에 한해 약 80억 원(1인 2,000원 기준)을 급식비로 지원하고 있다. 무료급식의 혜택을 받는 학생수는 2008년 3월 현재 5학년 1만2,750명, 6학년 1만1,960명 등 총 2만4,713명이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매년 2개 학년씩 확대해 2010년에는 초등학교 전학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송영수 성남시청 체육청소년과장은 “무료급식 사업은 전액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초등학교 외에도 중·고등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축산물 등 우수식재료 공급을 위해 1인 180원을 급식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급식비를 지원하는 곳 중 하나다. 과천의 경우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초등학교 급식비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과천시는 200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지역 내 4개 초등학교 5,000여 명에게 연간 17억 원 규모로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50억 원의 교육발전기금을 조성해 놓은 상태다.

◆ 경남, 학생 40여 만 명 무상 혜택

이와는 달리 지자체가 아니라 도교육청 차원에서 무상급식 사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경남교육청은 2010년까지 초·중학교 100% 무상급식을 할 계획이다. 현 권정호 경남교육감의 선거 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올해 3월부터 100명 이하 초·중학교 277개교 1만3,719명에 대해 100%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초등학교 100명 이상 학교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의 40%를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에서는 올해 약 643억 원을 지원하고, 2009년 1,483억 원, 2010년 무상급식 완료시 1,808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도내 초등학교 491개교 26만7,000명과 중학교 262개교 13만8,000명 등 753개교 40만5,000명이 무료로 학교급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
배대순 경남교육청 학교급식담당자는 “경상남도는 거창군, 합천군, 남해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미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었고, 그 사업을 교육장이 교육청 차원에서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열악한 농촌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사업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답했다.
경남교육청의 사례가 무상급식의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보기엔 2% 부족하다. 경남의 경우 기존에 책정돼 있던 교육재정 내에서 무상급식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기존에 계획돼 있던 다른 교육 사업에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이 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무상급식엔 무관심

정부가 교육정책의 일환으로 학교급식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재원확보가 용이한 지자체별로 무료급식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준다는 차원에서는 환영하지만, 급식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첫째 아이가 무료급식 혜택을 받고 있는 최지영(38·성남시 분당구) 씨는 “급식비를 안내서 좋기는 하지만 맛과 영양, 위생적인 면에서 아이와 학부모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무턱대고 무상급식이라고 찬성할 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영 학교급식 전국네트워크 정책교육실장은 “의무교육 기간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고 이는 정부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이에 대해선 (정부가) 전혀 의지가 없다”며 “우수 식재료 지원도 지자체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무상급식이 전국단위로 확대되려면 각 지자체별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농어촌 면단위 초·중학교부터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日, 학부모 부담금 식재료구입에만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정부차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는 전액 식재료 구입에만 쓰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 중 일정 금액이 조리종사원의 인건비나 급식운영 관리비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급식비는 초·중학생 한 끼 230(2,150)~250엔(2,330원)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관리비로 사용하지 않는다.
박성군(49) 군포시 학교운영위원협회장은 “무상급식이 현실상 어려움이 있다면 일본처럼 학부모들이 내는 급식비를 100% 식재료 구입비로만 사용해 아이들의 급식의 질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전성 확보되면 무상급식 찬성” 58.4%
“정부와 지자체에서 학교급식비를 전액 지원해 무상급식으로 실시돼야 한다.”


행복한 학부모포털 부모2.0 (www.bumo2.com)과 대한급식신문이 공동으로 진행한 ‘학교 무상급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앞으로 학교급식비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100% 지원해야 한다(36.8%)’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한 달에 지출되는 급식비’는 5만 원 미만이 68.5%(604명)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현재 지불하고 있는 급식비에 대한 불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설문 결과를 보면 43.6%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고, ‘보통’이라고 대답한 학부모도 43.4%에 달한다. 아이들이 먹는 급식의 질 대비 급식비는 적정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는 달리 36.8%에 해당하는 학부모는 ‘정부·지자체에서 급식비 100%를 지원해 무상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부모와 정부에서 50%씩 부담하자’는 의견도 24.5%(216명)나 됐다. 이밖에 ‘친환경 농축산물 등 우수식재료 구입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답변도 18.4%에 달했다. ‘급식 운영비를 제외한 식재료 구입비용은 학부모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16.6%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 중 학부모가 71%(3조101억 원)를 부담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면 찬성하겠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8.4%(514명)가 ‘부실해질 수 있는 식단 문제가 해결된다면 찬성한다’고 조건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하는 학부모들도 23%(203명)나 됐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유·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해 총 881명이 참여했다.

글 _ 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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