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식사문화 배우는 즐거운 급식시간
영어로 식사문화 배우는 즐거운 급식시간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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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는 급식시간도 색다르다. 영어마을 입소 기간 내내 원어민 교사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식탁예절과 다른 나라의 식사문화도 배울 수있다. 식사하며 배우는 영어는 영

▲ 영어로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과 원어민 교사들. 좌측부터 송준회 군, 쉐릴 교사, 김시유 군, 애나벨 교사, 김시향 교사, 정연하 군, 루비 교사

“You use chopsticks as well. You don’t use chopsticks in your country, do you?(젓가락을 잘 사용하네요. 선생님 나라에서는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죠?).”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의 저녁 식사시간. 카페테리아에서 아이들과 원어민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던 중 초등학교 6학년 김시유 군이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 영국인 교사 쉐릴(Cheryl)에게 묻는다. 그러자 쉐 릴은 “No, we only use forks and knives(우리는 포크와 나이프만 사용해)”라며 친절하게 답했다.“In Mexico, weeat food with hands(멕시코에서는 손으로 음식을 먹어). How about in China?(중국은 어때?).”
옆자리에 앉아 있는 멕시코인 교사 애나벨(Anabel)은 중국에서 온 교사 루비(Ruby)에게 식문화에 대해 물었다. 김 군의 한마디에 식탁에 앉아 있던 원어민 교사와 학생은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식사도구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급식시간에 쉽게 배우는 영어

여름방학을 맞아 경기영어마을 양 평캠프에는 영어체험을 하기 위한 아이들로 북적인다. 이곳에 입소하면 보통 정해진 일정에 따라 2주에서 4주 정도 숙박을 하며 생활하게 된다. 이런 장기 프로그램은 원어민 교사 1 명과 한국인 교사 1명, 생활지도를 도와주는 사감 1명이 한 팀을 이뤄 20명의 아이들을 관리한다. 영어캠프인 만큼 모든 생활은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체급식시간도 마찬가지다. 급식 시간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표시를 한다. 특히 원어민 교사와 함께 식사를 하는 점심과 저녁은 영어교육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교사들과 학생들 간에 많은 대화가 오간다.식판에 음식을 담고 원어민 교사 쉐 릴 옆에 앉은 송준회(15) 군은 앉자마자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영어로 묻는다.
“In Korea, we say. (맛있게 드세요) It means ‘Enjoy your meal’(한국에서는 ‘맛있게 드세요’라 말하는데, ‘식사를 즐기세요’라는 뜻이에요).”
쉐릴은 영국에서는 ‘Enjoy your meal’과 ‘Eat up’을 주로 사용한다고 귀띔한다. 옆에 있던 애나벨은 “Take your advantage(편하게 드세요)”라며 멕시코식 표현이라고 알려줬다.
초면이라 서로 어색한 사이지만 영어로 가벼운 인사와 자기소개를 하며 함께 식사를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최정환 군은 어리지만 곧잘 영어로 묻고 대답하며 영어실력을 뽐냈다.
김지향 교사는 “식사를 하면서 배우는 영어는 머릿속에 더 오래가고, 쉽게 입에서 나와 영어에 자신감을 심어 준다”며 “급식시간에 주고받는 대화는 영어교육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식생활과 문화를 동시에

양평캠프의 모든 교사들은 식사를 학생들과 함께 먹는다. 특히 점심식사는 모든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 같은 장소에서 양식을 먹는 만큼 외국의 식생활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박하영(23) 양평캠프 영양사는 “영어권 식문화 체험을 위해 점심은 대부분 양식으로 제공하고, 샐러드와 후식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제 양평캠프 원장은 “식사시간은 전통적으로 예절을 배우는 교육의 시간”이라며 “양평캠프의 급식시간은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영어권 문화와 예절(Manner)도 함께 배우는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영어교육에 있어 문화와 예술을 강조하는 양평캠프는 단체급식 전에 라디오 방송을 틀어준다. 이 방송은 각국에서 온 원어민 교사들의 토론을 녹음한 것으로 음식과 식생활, 식사 문화와 예절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20분 정도 분량의 방송을 들은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와 함께 식사를 하며 방송 내용에 대해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정연하(16) 군은 영국에서는 식사시간에 정숙해야 한다는 점이 궁금했는 지 쉐릴에게 ‘면을 먹을 때 소리를 내면 무례한 태도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쉐릴은 “Yes. So in England, we are quite when we eating(맞아. 영국에서는 식사 때 조용해)”라고 답했다. 또한 “입에 음식을 넣고 말하는 것도 예의에서 어긋난 행동이다” 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평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급식시간에 서로 다른 문화에 대 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하며 즐겁게 문화를 배운다. 또 서로 다른 문화를 비교하고 이해를 넓히는 기회로 급식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양평캠프의 급식은 자율배식으로 조·중·석식을 제공한다.

▲ 이광제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 원장

“ 진짜 외국어를 구사하려면 그 나라 문화를 알아야 한다”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가 기다리는 시간 중 하나가 단체급식이라는 이광제 원 장.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며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갓난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먹으면서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식사를 하면서 언어를 익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외국인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데 이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양평캠프의 급식시간은 시끄럽고 수다스러워야 한다는 이 원장은 외국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 외국어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와 문화를 같이 익히지 않으면, 외국어는 단순한 소리일 뿐이죠. 외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외국인과 협상을 하고 같이 생활을 하기 위함인데, 협상하고 생활 하는데 문화를 모르면 외국인과 어울릴 수 없습니다. 특히 음식문화는 이 세상 어디를 가든지 항상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양평캠프를 오픈하고 지속적으로 급식과 문화, 영어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현 정부가 지향하는 공교육 현장에서의 원어민 교사 및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서도 이 원장은 급식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원어민 교사들은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을 즐기고 자신의 문화를 알려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급식시간에 무료로 학생들에게 문화와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지요.”

글 _ 김홍천 기자 khc@fsnews.co.kr / 사진 _ 이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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