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으로 영양균형과 인성교육까지
채식으로 영양균형과 인성교육까지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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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현장을 가다 100% 채식급식하는 서울삼육초등학교


서울 삼육 초등학교(이하 삼육초교)는 100% 채식으로 학교급식을 하고있다. 웰빙이 보편화된 지금 ‘채식’이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다양한영양을 섭취해야 하는 성장기 학생에게도 좋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사실이다. 하지만 삼육초교는 채식으로 균형 잡힌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 인성 교육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채식급식을 실시하는 삼육초교 급식실에서 만난 5학년 1반 신성욱 군이 인사와 함께 자랑을 늘어놓았다.
채소와 과일로만 구성된 식단에 불만이 없다는 신 군은 평소 채소와 함께 밥도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한단다. 옆에 앉아 점심을 먹던 같은 반 조은호 군도 “콩으로 만든 고기와 소시지가 고기반찬보다 맛있다”고 전했다.삼육초교 교정 곳곳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하나같이 건강해 보였다. 어디에서도 살찐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삼육초교는 또한 조리실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만 배식하고 친환경식 재료만 사용한다. 화학조미료와 가공식품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김치도 매주 수요일 조리실에서 직접 담가 아이들에게 낸다고 한다. 각종 아동 성인병과 비만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요즘 학생들의 모습에서 건강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식으로도 고른 영양 섭취 가능

“아이들 식단을 짤 때 특히 단백질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씁니다.” 정순임 삼육초교 영양사는 식단을 짤 때 쇠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닭고기나 생선도 사용하지 않는단다. 오직 콩, 채소, 과일 등으로 식단을 짜성장기 학생에게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고 있다. 7월, 8월 총 15일 식단에서 ‘콩’이 사용된 음식은 총 9회, 밥은 항상 잡곡밥으로 제공한다. 우유 대신 급식 때마다 두유를 배식해 단백질과 칼슘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 양념이나 간을 할 때 들깨가루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고기가 전혀 없는 식단에서 단백질 등 부족한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하기 위한 방법이다.
급식 때마다 과일이 나가는 것도 삼육초교 식단의 특징이다. 귤, 자두, 수박, 포도, 천도복숭아, 키위 등 배식하는 과일의 종류도 다양하다. 또 국내산 친환경 과일과 과채만 사용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삼육초교 식단은 푸짐하다. 타 초등학교와 동일한 국, 찌개, 삼찬용 식판을 사용하지만 항상 식판의 칸이 모자란다. 7월 15일 식단은 차조밥, 오이냉국, 스파게티(콩고기 사용), 다시 마흰콩조림, 양배추 샐러드, 김치, 두유, 귤로 가짓수만 8가지였다. 비빔밥이나 볶음밥, 면류가 배식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 8~9찬이 제공된다.
삼육초교는 이처럼 고기는 없지만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성장기 학생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골고루 제공하고 있다. 정 영양사는 “채식급식은 영양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영양분을 골고루 충분히 제공하는 데 전혀 문제없다”며 “다른 학교급식 관계자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라고 채식급식을 권장했다. 또한 삼육초교는 채식을 통해 학생들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있단다. 김영동 삼육초교장은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에 비해 포악한 것이 사실이며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며 “채식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예의가 바르고 넉넉한 마음을 가진 학생이 되었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이처럼 영양섭취만 이 아닌 인성 교육에도 채식급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도 채식을” 학부모 교육

학교급식은 하루 세끼 중 한끼에 불과하다. 따라서 학생의 건강을 위해서 가정에서 먹는 식사도 학교급식과 마찬가지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육초교는 학부모를 상대로 주기적으로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최한다. ‘보건소식지’를 발행해 각 가정에 배포하기도 한다. 매월 초 배포되는 이 보건소식지는 채식을 해야 는 이유와 운동법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연수 보건교사는 “학교급식과 연계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에서의 식사 및 생활지도를 해왔다”며 “그 결과 복통과 두통으로 보건실을 찾는 학생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채식은 육식에 비해 영양분 흡수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적다. 그만큼 삼육초교 학생들은 피로감을 덜 느껴 학습능력이 향상된다. 김영동 삼육초교장은 “위와 장이 편한 학생이 두뇌 활동도 활발해 채식을 통해 몸과정신이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영동 서울삼육초교장

“건강한 학생이 건전한 사회 만든다”

김영동 삼육초교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멸치와 대구포가 포함된 식단을 제외하고 학교급식에 육류와 생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단다. 1988년에 이미 급식실을 별도로 마련해 학교급식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김 교장은 삼육초교에 갓 입학한 1학년생들의 경우, 채식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단다. “맛있는 고기는 구경도 못하고 풀만 식판에 나오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건강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점차 채식으로 입맛도 바뀌게 되죠. 6학년이 되면 기름기 많은 음식은 습관적으로 피하게 됩니다.”
김 교장은 성장기 학생들이 채식급식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소양 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전한 가치관을 갖게 된단다. 자연스럽게 삼육초교 학생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업 성취율도 높은 편이라고. “삼육초교 학생들은 대단히 적극적이고 활동적입니다. 채식으로 가벼워진 몸과 마음이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키웁니다.
채식으로 우리 학생들은 예의도 바르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 _ 김홍천기자 khc@fsnews.co.kr
사진_이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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