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국인보호소 영양사 죽음 둘러싸고 '시끌'
청주 외국인보호소 영양사 죽음 둘러싸고 '시끌'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6.10.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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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횡령 관련 알려진 사실과 달라 억울" 주장

충북 청주외국인보호소 식당 창고에서 영양사가 내부 감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긴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진 후 급식현장의 근본적인 원인 지적에 대한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청주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10분쯤 청주시 미평동 청주외국인보호소 식당 창고에서 영양사 A(39·여) 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여동생은 경찰에서 "휴일에 출근을 한다고 해서 따라 갔는데 언니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A씨는 최근 진행된 청주외국인보호소 내부 감사와 관련해 "수차례 개선을 요구한 사안이지만 바뀌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4용지 2장 가량 분량의 유서에는 "이제와서 혼자서 책임지라고 한다"거나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이 아니다"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 유족들도 "일부 언론 등에 영양사가 횡령을 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10년 넘게 관행처럼 이어오며 문제 삼지 않은 업무 방식이 최근 문제가 되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 넘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족들은 보호소에 수감된 외국인들의 급식을 담당하던 A씨가 보호소 측의 요구로 직원 식단까지 관리하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식자재 일부가 사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보호소 측에 처우개선을 요구하던 조리원들과도 사측과의 사이에서 갈등을 빚었으나 보호소 측이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청주외국인보호소 측은 직원 식비 집행 문제 등 식당 운영과 관련해 A씨에 대해 내부 감사를 진행했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과 청주외국인보호소 관계자 등을 상대로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영양사 관련 커뮤니티에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 하며 현재 급식현장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영양사는 "단가가 다른 수용자와 직원급식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조리원이 조리하고 배식이 이뤄졌다면 식재료가 단가에 맞춰 정확하게 나눠지는 게 쉽지 않다"며 "급식형태와 단가가 다르다면 장소와 담당 영양사를 따로 둬 운영했어야 한다"고 외국인보호소 측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또 다른 영양사는 "업종에 상관없이 급식현장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영양사 책임으로 전가한다"며 "식품알레르기, 식단가, 위생, 위험성평가, 영양교육, 식단메뉴, 안전교육 총책임자 등 모든 책임을 영양사에게 돌리는 현재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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