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고공행진, 수입 시작되자 ‘일단 멈춤’
계란값 고공행진, 수입 시작되자 ‘일단 멈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01.17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산 계란 유통 앞두고 유통량 증가 확인돼, ‘사재기였나’ 지적

지난 14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미국산 계란이 곧 시장에 풀릴 예정인 가운데 계란 가격이 상승 일변도에서 ‘일단 멈춤’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산 계란의 시장 유통이 임박하자 유통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계란들의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그동안의 가격인상이 (양계농장이나 유통업자들에 의한) 사재기였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사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인 13일 전국 계란 30개 들이 1판 소매가격은 9491원으로 전날 9543원에 비해 52원이 하락했다. 계란 일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 5602원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지난 16일에는 다시 30원 가량 상승한 9518원에 거래된데 이어 17일에는 9490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그동안 오르기만 했던 가격이 주춤한 모양새다.

이같은 가격흐름은 일단 사상 첫 수입되는 미국산 계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 미국산 계란 150톤(250만 개)은 일단 용인수입식품검사소로 옮겨져 본격적인 서류검사와 관능검사, 안전성 검사 등 까다로운 검역 과정을 마친 후 곧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수입이 확정된 계란만 600만개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명절을 앞두고 미국산 계란이 최대 2500만개까지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계란은 아직 유통시장에 풀리지도 않았는데 가격 상승 흐름이 멈추자 일각에서는 ‘결국 사재기였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A.I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초 국내 계란 생산량은 하루 평균 4200만개였는데 2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말에는 3200만개로 줄었다. 그러나 국내 계란소비량은 하루평균 3600만개다. 공급물량이 30% 이상 줄어들긴 했지만 ‘공급대란’이라고 볼 수준까지는 아님에도 계란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은 결국 농장주나 중간유통상인들의 ‘사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4일에만 300만개의 계란이 출하됐다가 계란 수입소식이 확정된 후인 지난 11일에는 1080만개의 계란이 출하된 것도 사재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설 대목에 계란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계란을 쟁여 두고 풀지 않던 계란 농장이나 유통업자들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사재기’ 논란에 대해 중간상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계란유통협회 하도봉 사무국장은 “계란이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데 거대 양계농장들은 계란을 오랫동안 저온 보관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며 “유통상인들이 물량이 없어 농장들을 찾아가 사정해도 계란을 풀지 않다가 수입이 확정되자 대규모로 계란을 출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장들은 중간상인들이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양계협회 김동진 사무국장은 “그동안 가격상승을 주도하던 이들이 유통상인들”이라며 “농장주들이 사재기를 할 수도 없고 하지 않을뿐더러 A.I 파동에서도 농장들은 가격상승을 계속 반대해왔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