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급식 사각지대 ‘사설학원'
또 하나의 급식 사각지대 ‘사설학원'
  • 한국학부모총연합 상임대표 서신석
  • 승인 2017.03.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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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부모총연합 상임대표 서신석
최근 사설학원인 ‘폴리어학원’의 불량급식 제공에 대한 대한급식신문 보도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학교와 어린이집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 점검과 학부모들의 참여로 올바른 단체급식 문화에 대한 신뢰가 높아가는 시점에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단체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다.

안전한 학교급식이 정착되기까지는 오랜 세월 속에서 수많은 땀과 노력이 있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급식재료 납품업체들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학교급식 책임자의 소홀한 감독으로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리기도 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복통을 유발하거나 음식물은 먹지도 못하고 쓰레기로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일부 잘 나가던 대기업 계열의 단체급식 업체는 식재료 관리 소홀로 학생들의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자 결국 업체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학교 단체급식 사업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요즘 학교급식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 감독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여 식재료 검수 및 배식 시 감독을 할 수 있게 하여 학생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급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급식품평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학교의 운영과 예산심의 및 자문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는 상설소위원회로 급식소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교감이 위원장인 급식소위원회의 학부모위원과 교사위원은 함께 급식을 관리, 감독하고 월별식단 구성 등에도 직접 참여하여 좋은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필자 역시 학교운영위원의 급식소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급식 식단구성에 대한 참여와 조리업체 관리, 감독 등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현재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학교 급식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제도권 밖의 단체급식을 하고 있는 업체들은 법적인 관리, 감독이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급식을 시행하는 업체의 재량에 의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식재료의 선택이나 조리시설의 청결상태, 음식물의 보관시설 등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설학원 등 제도권 밖의 단체급식소에 대해서도 하루 빨리 감독기관이 명확히 지정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급식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관리, 감독뿐만 아니라 식단구성 등에서도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학생들에게 좋은 먹을거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기를 앞두고 대한급식신문의 ‘폴리어학원의 불량급식’ 보도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몰지각한 단체급식 업체들이 학생들의 건강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설학원 및 무허가 급식업체에 대한 일제 단속과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급식문제를 발생시키는 업체 및 담당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하여 다시 이런 부끄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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