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근 김치 VS 가공 김치, 급식에 더 적합한 김치는?
담근 김치 VS 가공 김치, 급식에 더 적합한 김치는?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3.31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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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글 곳 없어 급식과정 중 김치 담그기 병행
학교급식은 HACCP 의무화… 인증 제품만 납품

최근 김치를 직접 담가 제공하는 학교 등의 급식소가 늘면서 비용과 부재료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한 담근 김치와 위생과 관리가 용이한 가공 김치 중 어느 것이 더 적합한 것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체급식에서 제공하는 김치는 대량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과정부터 쉽지 않다. 배추절임부터 부재료 손질과 김칫소 만들기, 버무리기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의 연속이다.

 종류 또한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기본이고 갓김치, 깻잎김치, 파김치에다 여름에는 열무김치, 물김치 등 제공되는 김치 종류만 해도 10여 가지에 이른다.

 학교급식의 경우 초·중학교는 학교 상황에 따라 직접 담그거나 가공 김치를 선택해 제공하며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업체로부터 가공 김치를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다.

 지방의 A초등학교는 직접 김치를 담가 사용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1주일에 한 번씩 담그고 메뉴에 따라 갓김치, 깻잎김치, 파김치와 여름에 담그는 열무김치, 물김치 등은 2주에 한 번꼴로 번갈아 담그고 있다. 5명의 조리사가 학생 600명의 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김치를 담그는 날에는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이 학교 최모 조리사는 “배추절임에서 김치 완성까지 하루 일과 중 정해진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길 때가 많다”며 “김치를 담그는 날에는 휴식시간도 반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조리실 특성상 김치를 담그는 공간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 통상 급식 준비와 함께 김치를 담근다. 이러다 보니 모든 인력이 김치 담그는 것에만 투입될 수 없어 급식을 마치고 청소하는 틈틈이 교대로 절인 배추를 씻거나 김칫소를 만들어 넣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학교는 급식량이 많다 보니 더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고 있다. B중학교의 경우 1주일에 한 번씩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75kg씩 담그고 여름에는 물김치, 파김치 등이 주 1~2회 제공돼 이에 맞춰 김치를 담그고 있다.

 중학교에 8년째 근무하고 있는 신모 조리사는 “급식과정에서 앞치마와 장갑을 작업에 따라 일일이 바꿀 수가 없어 설거지를 하다가 그대로 김치를 만져야 할 때가 있다”며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직접 담그는 김치나 업체에서 생산하는 김치 모두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위생기준이 적용되며 김치 생산업체의 경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의 식품 제조·가공업체 시설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학교급식의 경우는 관리가 보다 엄격해 교육부는 김치를 공급하는 제조·가공업체에 대해 HACCP 적용을 의무화하고 HACCP 인증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180여 학교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는 풍미식품의 경우 각 구역별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일반구역, 청결구역으로 구분하여 작업공정을 시행하고 있다. 입실 절차의 경우 주머니가 없는 위생복을 착용하고 위생모를 이중으로 착용하는 등 7단계의 위생절차를 통과해야 작업장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김치의 식중독 원인으로 꼽히는 노로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100% 상수도를 사용하고 냉각기를 이용해 물 온도를 15℃로 유지하고 있다.

 풍미식품 정옥선 연구실장은 “학교급식 김치는 산성도 pH4.5를 기준으로 한다”며 “특히 부재료 중 생강은 대장균군에 가장 많이 오염돼 있어 별도로 항균효과가 있는 마늘과 혼합해 보관하여 대장균군을 저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담그는 김치는 비용과 원하는 대로 부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반면 가공 김치는 제조에서 숙성까지 완료된 김치를 당일 받아서 사용할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고 많은 양을 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HACCP 시설을 갖춘 가공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위생과 안전이 중요시 되는 단체급식에서 무엇을 더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지 급식소를 운영하는 관리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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