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및 겸용공간 기준면적, 분리 제시해야
단일 및 겸용공간 기준면적, 분리 제시해야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4.2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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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급식실의 조리장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전체 면적 평균적용률에서 기준면적을 충족한 미르초등학교 조리실 전경.

신설학교 조리장 설계 시 사용자 의견 반영 의무화 시급

노동력 경감 도움 ‘애벌세척기’ 설치기준에 명시돼야

통로 폭 1300㎜이상 돼야 작업 방해 않고 운반 가능

연구자 이정욱(홍익대학교대학원 건축공학과 건축계획전공)

이번 연구는 세종시 출범에 따라 같은 시기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신설된 학교를 중심으로 조리장을 분석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조리장 계획을 위한 지표를 제시하고자 실시했다.

초·중·고등학교의 전면 급식 시행으로 각 시·도교육청은 조리장의 설계기준과 표준 설계안을 제시해 신설학교부터 반영하고 있다.

조사대상은 세종시에 신설된 초·중·고등학교 중 5개 일반학교(미르초, 참샘초, 한솔초, 한솔중, 한솔고)를 선정했고 현장조사 및 설문조사는 해당 학교 영양교사 6명, 조리사 3명, 조리종사원 36명 등 조리장에 직접 종사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먼저 조리장의 건축도면을 분석한 결과, 대상학교 모두 검수실과 세탁실을 보유하지 않았고 면적분석에서는 대상학교 모두 조리실과 식품보관실은 기준면적 이상, 그 외 공간은 기준면적 적용률에 차이가 있었다.
대상학교의 전체면적 평균적용률은 86.8%로 미르초(130.5%)를 제외하고 4개교 모두 기준면적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별 면적 평균적용률은 전처리실 83.3%, 조리실 139.1%, 세척실 66.1%, 식품보관실 114.0%, 소모품보관실 73.3%, 급식관리실 73.2%, 탈의실 105.7%, 화장실·샤워실 106.7%로 전처리실, 세척실, 소모품보관실, 급식관리실이 상대적으로 면적 확보를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영역 급식학생 1인당 평면면적은 0.23㎡로 미르초(0.32㎡)가 가장 넓고 한솔초(0.18㎡)가 가장 작았다.
다음으로 조리장 현장조사와 설문조사결과, 조리장 전반의 주요 문제점으로 2개 학교(참샘초, 한솔중)에서 전처리실에서 통로 폭 협소를 꼽았는데 전처리 작업 중 식품과 소모품 운반을 위해 작업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비켜줘야 할 만큼 협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초와 한솔중의 경우 면적 적용률이 70% 미만으로 단순 운반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모든 학교 세척실에서 세척기 사용에 따른 수증기 발생을 지적했는데 세척실을 되도록 외기에 공간 배치하고 충분한 배기시설을 갖추지 못할 경우 외부 창문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탈의실 면적과 관련해서는 조리종사자 대부분이 탈의실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바닥에 누워서 쉬고 싶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아 사용자 측면에서 면적 책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는 “단일공간 구성이 원칙이지만 학교 여건상 겸용공간으로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단일공간과 겸용공간의 기준면적을 분리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면적을 충족했지만 사용자가 사용에 불편함을 나타낸 것은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기준면적을 사용자 요구에 맞게 수정하고 추가적으로 설치되는 조리기구 목록을 파악해 이를 면적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리기구 관련 문제점으로 모든 학교에서 세척실에서 애벌세척기의 필요성을 꼽았다. 애벌세척기는 조리종사원의 노동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기구라는 점에서 조리기구 설치기준에 애벌세척기를 명시하고 작업반경을 고려한 설치면적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

동선 관련 문제점으로는 2개교(참샘초, 한솔중)가 조리장 내 동선교차, 다른 2개교(한솔초, 한솔고)는 운반 카를 고려한 통행로 확보 문제를 꼽았다.

특히 조리영역이 적정 통로 폭을 확보하지 못해 조리장 내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적정 통로 폭을 확보하기 위해 조리작업이 가능한 폭(500㎜)과 운반 카가 통행 가능한 폭(800㎜)을 고려해 조리작업을 방해하지 않고 운반이 가능하도록 1300㎜ 이상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는 “합당한 조리시설을 갖추기 위해선 좀더 세부적이며 설계자가 조리시설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합리적인 설계를 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며 “급식영양학회나 조리학회에서 매년 발표하는 학교급식시설 관련 지침서를 근거로 조리시설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의 경우 초반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조리장의 공간구성, 면적, 조리기구 배치 등 신설학교 계획을 진행했으나 이번 연구에서 지적된 것과 같은 문제들이 현장에서 제기돼 2013년 미르초등학교 등 개교 학교부터는 지역공무원과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교급식 해썹 시설 지침서'를 바탕으로 급식실의 기준면적 준수 등 모든 급식실의 공정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고온다습 조리장 환경’ 설계 시 세심함 필요

(㈜테마종합건축사사무소 이정욱 대리)

Q. 이번 연구 주제를 선정한 이유는?

교육시설의 설계용역을 여러 차례 수행하면서 HACCP시스템 도입으로 신설학교의 급식실을 독립된 설계기준으로 적용했음에도 사용자의 불편 사례가 많았다. 이는 설계기준에 문제가 있거나 제대로 된 적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문제점을 파악, 개선하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Q. 연구결과 특이점이 있다면.

조리장은 고온 다습한 환경 때문에 냉·난방이나 급·배기와 같은 설비적 문제점이 있는 경우 건축 계획적 문제만큼 사용자가 느끼는 정도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Q. 부득이하게 단일공간을 구성할 수 없는 경우 보완할 방안이 있다면.

겸용공간으로 구성할 경우 겸용에 따른 전용면적의 축소와 교차오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겸용가능 공간 구성 및 전용면적 등 설계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설계기준을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정립해야 한다.

Q. 급식실은 위생과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부분과 관련해 설계 시 염두에 둘 사항이 있다면.

급식실을 설계할 때 표준모델을 답습하기 보다는 HACCP시스템과 사용자의 행태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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