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 눈치 보며 받는 교육 “너무 많다”
영양(교)사, 눈치 보며 받는 교육 “너무 많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05.06 2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영협, 수익 앞에 영양(교)사는 안 보이나”복지부, “위생·보수교육, 같은 해 실시 검토”

#. 경남지역의 A학교에 근무하는 김모 영양교사는 2015년에 받은 수많은 교육들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김 영양교사는 그해 2월에 대한영양사협회(이하 영협)의 영양사 보수교육(이하 보수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 달 뒤인 3월에는 (사)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주관하는 영업자 위생교육을 다녀왔으며 9월에는 특별 위생교육을 들어야 했다.

10월에는 교육청에서 관할 학교 영양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위생교육을 받았고, 11월에는 경남지역의 한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지역 식약청의 특별교육에 참석해야만 했다. 일일이 교육비를 청구하느라 학교에 눈치가 보이는 것은 물론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체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일선 현장에서는 영양(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너무나 많다며 대안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본지의 ‘부실한 영양사 보수교육, 더 늘리자는 영양사협회’(214호/2017년 4월 24일자) 보도 이후 영양(교)사들은 교육을 더욱 늘리겠다는 영협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영양(교)사가 받아야 할 각종 교육 중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의 횟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반드시 참석해야 할 교육과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의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관계부처에서도 법령 자체에 교육 대체조항을 만들었음에도 영양(교)사들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보수교육과 2년마다 실시하는 정기 위생교육을 같은 해에 실시하면 보수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양(교)사들의 비난이 폭발하고 있다.

보수교육(보건복지부)과 정기 및 특별 위생교육(식약처) 모두 영협이 위탁교육을 맡고 있어 충분히 조율이 가능함에도 영협이 교육비 수익을 올리기 위해 영양(교)사들의 실상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영양사는 “정기 위생교육을 받으면 보수교육을 대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두 가지 교육을 모두 영협이 위탁교육을 하고 있는데 영협이 이 같은 사실을 절대 모를 리가 없다”며 “일부러 엇갈리게 편성해놓고 영양(교)사들을 힘들게 한 거냐”고 비판했다.

서울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대체 왜 보수교육이 있는 해에 특별 위생교육을 또 하는 거냐”며 “진짜 적당히 해야지 의료인들도 의무교육으로 1년에 1번 보수교육만 받는데 영양(교)사들은 왜 의무교육을 1년에 3~4번씩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서울지역의 한 영양사는 “보수교육과 위생교육을 같은 해에 실시하고 영양(교)사들이 위생교육과 보수교육 중 선택해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교육내용과 관련 “교육내용을 알차게 만들어 영양(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실은 이와 정반대”라며 수준 낮은 교육내용도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보수교육은 영양사의 직무유지를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할 교육이고 교육 프로그램 역시 위생교육과 다르다”며 “보수교육과 위생교육을 같은 해에 실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