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 인천시교육청 ‘전일납품제’ 실시
Special Issue - 인천시교육청 ‘전일납품제’ 실시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5.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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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대면검수·유통비 절감에 큰 효과반품·교환 등에도 유리…충분한 저장시설 확보가 걸림돌

인천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를 하루 전에 납품받는 ‘식재료 전일납품제’를 시범 실시한다. 식재료의 대면검수가 원칙인 학교급식에 보다 철저한 검수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범학교 10개교를 선정해 1억4,000여만 원을 들여 냉장·냉동시설을 지원한다. 이렇게 전일납품제를 추진하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에 더 후한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전일납품제가 대면검수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영양교사 조기출근, 물류비용 증가, 배송 시간 지연으로 인한 식재료 검수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현 식재료 납품시스템의 대안으로 전일납품제가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소위원회로 활동하는 학부모와 영양교사가 식재료를 검수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식재료의 당일 공급, 당일 소비를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들을 호소하고 있다.
대면검수를 위해 영양(교)사들은 동료 교사보다 최소 1시간 이상 일찍 출근해야 하고, 식재료 입고부터 조리 시작 전까지 배송업체와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배송업체도 러시아워와 겹치는 배송 시간에 늦지 않게 배송을 완료해야 하고, 반품이나 교환 업무도 처리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로‘식재료 전일납품제(이하 전일납품제)’가 제시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5월부터 10개 학교에 ‘전일납품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 냉장·냉동고 등 저장시설을 충분히 보급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필요한 소요 예산은 각 학교별로 지급한 상태다. 인천시교육청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전일납품제를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과감하게 시도하는 이유는 ‘보다 철저히 대면검수를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날 납품하면 조리가 모두 끝난 오후 시간대에 식재료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볼 수 있어 대면검수 시간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반품이나 교환 등으로 인해 조리에 지장을 주지 않게 된다”며 “등교 시간과 납품 시간대가 겹쳐 교통 안전사고의 위험성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납품업체의 유통비 절감으로 식재료구입단가를 인하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전일납품과 당일납품과의 물류비용은 차이가 크다고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서울학교식재료공급업협회 관계자는 “아침배송을 하려면 차량 한 대로 대략 3~4개 학교밖에 할 수 없지만 하루 전 납품하면 그보다 많은 곳에 납품할 수 있어 물류비를 따져보면 거의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영양(교)사도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학교급식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일납품제’를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게 될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 등을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전초기지로 물류비용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비용이 적게 드는 전일납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일납품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급식지원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전, 우선적으로 거창지역 15개 학교에 워크인 냉장고를 지원해 전일납품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학교급식지원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전일납품제가 앞으로 대면검수의 이상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교육과학기술부도 전일납품제 활용을 권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급식 담당자는“저장시설을 갖춘 학교에서 전날 식재료를 납품 받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각시도 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할 일이지만학교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전일납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장시설 확보다. 전일납품을 하려면 채소와 육류 등 변질이 쉬운 식재료의 안전한 저장을 위해 냉장 및 냉동시설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해 모 대형냉장고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기술력이 좋아져 냉장과 냉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이 공급되고 있으며, 냉장고의 온도 변화를 수시로 체크해 책임자의 휴대폰으로 전달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장시설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 것이다. 이에 대해 경상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저장시설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은 ‘학교급식시설현대화’를 위해 배정된 예산을 활용하면 해결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저장시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일납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공간이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납품된 식재료로 인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지에 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해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재료 대면검수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전일납품제 성공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전국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시선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천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_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사진_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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