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 ‘단체급식의 나아가야 할 방향’
전문가에게 듣는 ‘단체급식의 나아가야 할 방향’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7.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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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과제들이 선행되어야 할까? 대한급식신문 창간 1주년을 맞아 산업체, 병원, 학교 등 단체급식 분야별 전문가들로 부터 우리나라의 단체급식 현주소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단체급식관력학계-위생·메뉴·서비스 역량 강화가 과제
김혜영 성신여자대학교 부총장 / 식품영양학과 교수


21세기 단체급식 산업은 규모의 확대와 경쟁 과열로 인해 각 업체들이 시장에서의 우위 확보를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는 양적인 시장 확대기를 지나 단체급식의 질적 향상을 위한 운영 내실화로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위탁급식업체 중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정보의 통합화, 정보 활용의 디지털화로 산업의 고도화 및 기술화를 실현하고 있으며, 급식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외식업을 포함하는 급식산업(foodservice industry)은 통상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중간적인 성격을 갖는다. 특히 단체급식은 특정다수인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특수성을 갖는다. 최근 단체급식은 변화하는 환경, 특히 고객들의 니즈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고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급식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단체급식은 현재 외식업과 콘셉트를 상호 교류하고 있다. 요즘 단체급식소에서는 푸드코트나 레스토랑의 서비스 시스템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단체급식은 전통적인 서비스 방식을 탈피해 푸드코트식이나 카페테리아식 등으로 운영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앞으로 단체급식은 다양화된 운영방식 안에서 위생, 메뉴, 서비스, 이 세 가지 부문의 역량강화가 요구된다.

먼저 위생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이 위생 안전을 보다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단체급식업계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메뉴의 계획, 식자재 구매·검수에서부터 조리, 포장, 배송, 배식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이 엄격한 위생 관리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급식 관리자는 비용절감과 이익창출 외에도 고객에게 안전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메뉴다. 고객들은 연령과 자신의 기호에 따라 맛은 물론 영양을 고려한 메뉴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주어진 예산 안에서 메뉴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동시에 건강한 식단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메뉴 개발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외식업과 비교했을 때 단체급식에서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서비스의질, 특히 직원들의 서비스 질이다. 따라서 향후 단체급식소에서 직원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상을 바탕으로 단체급식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면 단체급식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학교급식-영양교사 적정업무 명문화 시급하다
조은주 전국학교영양교사회 前 정책부회장 / 대한급식신문중앙모니터위원장


학교급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게 늘어나고 다양해지면서 급식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영양(교)사의 역할 및 업무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영양(교)사들은 정원 부족과 업무 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현 시점에서 업무 수행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비난 받을 수도 있다.하지만 영양(교)사 1인이 감당할 수 없는 과중한 업무로 식품 안전사고를 비롯한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영양(교)사는 초중등교육법과 학교급식법에 따라 식생활교육을 비롯해 급식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교급식 도입 초기 영양(교)사의 직무는 학교급식법에 따라 급식과 직접 관련이 있는 업무만을 담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저소득층 자녀와 무상우유급식 대상자 선정을 비롯해 급식 외 업무가 크게 늘어나 업무과중으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영양(교)사 정원은 총 정원제 등에 묶여 필요 인원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상당수의 영양(교)사들은 인근 급식학교를 순회하는 공동관리를 하거나 특정 학교에서 조리해 다수의 학교로 운반 급식하는 공동조리교를 담당하고 있다. 이같이 열악한 급식 환경에서도 학교급식에 대한사회적 요구는 꾸준히 증가해 ‘기숙형공립학교’와 ‘돌봄학교’ 제도가 도입, 1일 1식이던 급식이 2식 또는 3식으로 늘어나 영양(교)사의 업무량도 대폭 확대됐다.
일부 기숙사를 운영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방학 중에도 급식을 실시, 사실상 연중 휴무 없이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양(교)사의 근무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특히 저소득층 자녀 선정업무는 지자체의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이관되어 영양(교)사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저소득층 자녀 선정을 위해서는 학부모, 인근 주민자치센터와 전국 시·군·구 등으로부터 관련서류를 제출 받아야 한다. 따라서 많은 시간이 요구돼 영양(교)사가 전담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영양(교)사의 고유 업무 중 식재료의 검수, 위생·안전·작업관리 및 조리실 종사자의 지도·감독 등은 현장에서 직접 장시간 처리해야 하는 업무다. 이런 업무 특성상 사후 또는 사전에 처리하거나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문서량만으로 업무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또한 수업일수가 법령으로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과 교사인 영양교사에게 학교마다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요구하고, 천차만별로 시행되고 있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만일 영양상담이 아닌 적극적인 영양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면 법령으로 수업 차시를 규정하고, 전국의 모든 학교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교별, 학년별, 수준별 교재와 자료를 개발 공급해야 한다.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이 잘못된다면, 평생 개인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단 한 번의 식품위생 사고가 많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일선 급식학교의 영양교사 직무를 면밀히 분석해 1인의 영양교사가 담당할 수 있는 학교와 학생 수 그리고 급식횟수 등을 제한하고, 부족한 정원을 확보해주어야 한다. 과다한 행정업무에 관해서는 직무 조정이나 보조인력 지원을 통한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원의 업무 경감은 업무수행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영양(교)사가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교사로서의 역할과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해주는 제도마련이 요구된다.

 

 

병원급식 -획일적 식단 탈피 맞춤형 환자식 필요
김형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 / 대한영양사협회 이사

전 국민의 의료보험이 시행되던 초창기, 환자식은 ‘맛없다’ ‘차다’ 등 불만의 대상이었다. 이런 불만을 해소하고자 병원은 선택식으로 식사의 다양성을 추구했다.
고가의 보온·냉 카트를 도입해 적온 급식을 하고 종사원을 늘려 2교대 근무를 통해 제때 식사가 공급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원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영적 차원에서 수익이 악화됐다. 이에 원가 보존을 위해 환자식 수가가 인상되었다. 진료비 대비 상대적으로 환자식 수가가 높게 인식되면서 이번에는 ‘환자식이 비싸다’는 공격을 받게 됐다.

결국 시민단체 등의 끈질긴 요구와 정부정책이 어우러져 환자식의 급여화가 이루어졌다. 급여화로 인해 환자식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대형병원의 경우 환자식의 품질개선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됐다.
외식문화의 발달로 환자식에 대한 입원환자들의 고급화 요구는 점점 높아졌으나, 낮게 책정된 수가는 맞춤형 치료식 운영에 걸림돌이 됐다. 뿐만 아니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급식이라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위생관리 유지비가 투입돼야 한다. 이 또한 현 급여 수가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한편 사회와 의료환경의 변화는 환자식의 변화를 가속화했다.
병원급식에도 HACCP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JCI(국제의료기관인증)를 통해 환자 임상영양관리 업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돼 하나의 의료서비스로 임상영양사의 전문화된 업무수행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최근 소아간질 환자 치료용 식사인 케톤생성식이요법(ketogenicdiet),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항암치료 중인 암환자를 위한 식사의 적용, 암 수술 후 식사 등 환자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 식사를 적용하면서 환자식의 전문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그 치료 성과도 입증되고 있다.

급여화로 인해 평준화된 환자식이 아닌, 차별화된 고급식을 원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호텔식과 같은 환자식의 개발이 필요하게 됐다.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신 성장 동력으로 의료산업의 국제화를 통한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가 중요하게 거론되면서 외국인 식사 개발 및 영양관리 업무 개발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상황과 변화를 토대로 환자식의 발전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미래에는 정보와 지식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재원이다.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자원이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이러한 정보와 지식의 원활한 소통이 화두가 될 것이다. 환경의 변화는 환자식과 영양관리에 대해 더 높은 품질 및 전문성을 요구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저서에서 지금 세계 경제와 사회는 정보화 시대를 기반으로 점차 창의성, 감성, 거시적 안목이 중시되는 ‘개념의 시대(Conceptual Age)’와 ‘하이터치(high-touch) 시대’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예견을 고려해보면 미래의 환자식은 급여화 환경 속에서 표준화와 전문성을 동시에 수용해야 한다.
환자식은 식문화와 개인의 기호까지 반영해 맛을 내고 환자의 상태나 치료 효과를 고려해 충분한 영양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리되어야 한다.또한 환자에게 자신이 먹는 식사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치료식의 의미와 내용을 환자와 공유해야 한다.이를 위해 병원 영양사는 지속적으로 의료 및 영양에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식사와 이에 대한 정보를 개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환자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의 기능을 넘어 효과적인 치료식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산업체급식-고객 트렌드 살피고 메뉴개발 힘써야
박주연 CJ프레시웨이 메뉴팀 부장


산업체급식에서 고객 만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메뉴’다. 대개 산업체급식은 셀프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비스나 식사환경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반면 고객들은 고품질의 건강 메뉴를 원한다.
해마다 급식업체들은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한다. 그 결과를 보면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메뉴인 데 반해 만족도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메뉴 만족도 요인은 맛과 메뉴의 다양성, 각 메뉴의 조화, 온도관리, 선호 메뉴 제공 등을 꼽을 수 있다.

고객이 선호하는 음식을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기존 메뉴 중 고객 선호 메뉴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메뉴 조화까지 고려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한다. 신 메뉴 개발도 중요하다. 고객들은 급식 메뉴에 금방 물리기 쉽기 때문에 신 메뉴 개발이 필수다. 특히 최근 급식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시장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신 메뉴 개발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선호도 조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고객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메뉴는 정기적인 방법과 상시적인 방법으로 개발된다. 정기적 방법은 현장 영양사의 요청사항 및 시장의 트렌드, 계절성을 반영해 계절별로 신 메뉴를 개발하고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상시적 방법으로는 각 점포별로 고객 반응이 좋았던 신 메뉴들을 사내 온라인커뮤니티에 등록해 타 점포에 확산시키는 지식경영 형태가 있다. 신 메뉴를 개발했다고 끝이 아니다. 각 현장에서 새로 개발된 레시피를 손쉽게 활용하고 그 우수성을 고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툴이 필요하다.
신 메뉴에 대한 교육은 조리 책임자들을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다점포를 운영하는 급식업체라면 동영상 조리법을 제작, 배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업체급식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바로 고객의 취향과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 이를 급식에 반영하는 것이다. 최근 메뉴에 대한 고객의 트렌드는 웰빙, 에스닉푸드, 프리미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웰빙(Well-being) : 건강에 대한 관심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래에는 수퍼 푸드, 칼라 푸드, 로컬 푸드로 이어지는 웰빙 시리즈외에 개인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식단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조리법측면에서도 설탕, 기름, 화학조미료 등의 사용을 줄이고 올리고당, 올리브유, 천연 양념을 활용해 음식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자연식 조리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에스닉푸드(Ethnic food) : 에스닉푸드는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음식 혹은 동남아 음식을 말한다.
채소를 비롯해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쓰다 보니 최근 웰빙 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파스타나 피자는 물론, 멕시코 요리와 동남아 요리도 단체급식소에 확산되고 있다.

고객들의 외식 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외식 메뉴를 단체급식소에서 찾는 고객이 늘면서 메뉴의 글로벌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Premium) : 급식 전반적으로 고급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향후 급식소 또는 구내식당은 한 끼를 때우는 장소에서 건강을 위해 맛있게 음식을 먹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될 것이다. 즉석에서 조리해야만 음식 본연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메뉴들은 단체급식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일부 프리미엄 급식소를 중심으로 기존의 사고방식을 탈피해 20인분씩 소량 조리나 직화 조리법을 활용하는 비율이 늘면서 외식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정리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이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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