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유발음식이란 단어를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럼 그냥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이라고 정리해보죠”
“좀 더 교과서다운 글씨체와 그림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충남도와 충남교육청, 연구회는 최근 사회적 관심거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좀 더 알기 쉽고 재밌게 학습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가다듬었다. 올해 1월부터 3차례에 걸쳐 회의를 가진 연구회는 지난 10일 충남도청에서 발간에 앞서 마지막 검수회의를 열고 교재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교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광역자치단체인 충남도가 제작예산을 전액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무상급식이 논의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광역자치단체들은 무상급식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 중 충남도는 학교급식에서 영양·식생활교육의 중요함을 깊이 인식해 현장의 영양(교)사들이 가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교재 개발까지 나섰다.
현재 전국적으로 일선 학교에서 쓰이는 영양·식생활 관련 교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또는 교육청이 제작한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충남도처럼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예산 지원에 나서 제작한 사례는 전국 최초이다.
충남도는 예산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예산은 대부분 교재의 인쇄비로 쓰인다. 2015년 처음 제작된 교재의 내용은 당시 연구회 소속 영양교사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지금도 교재 개편과 원고 작성, 감수까지 연구회 소속 영양교사들이 직접 하고 있다. 영양교사들의 전문성이 고스란히 담긴 교재인 셈이다.
교재에 대한 호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충남도청 농산물유통과 황선미 파견영양교사는 “당초 1만 2000부만 제작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했었는데 학교의 신청권수가 1만 8000여 부에 달해 추가 인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교재는 ▲우리 쌀의 중요성 ▲전통 식문화교육 ▲식품 알레르기 ▲GMO(유전자조작) 농산물 이해 등으로 채워진다.
1장 ‘몸에 좋은 우리 쌀! 알고 먹어요’에서는 과피와 미강(쌀겨), 백미, 쌀눈(배아)으로 구성되는 쌀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쌀에 들어있는 영양소와 쌀을 주식으로 했을 때 얻는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아침밥 먹기와 같은 건강에 대한 조언도 포함했다.
2장은 GMO(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영양교사들은 이 교재에서 GMO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기보다 GMO의 개발과정과 표시가능제품 등의 정보를 먼저 담고 GMO식품 사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함께 게재했다. GMO를 통해 농작물의 수확량이 늘어 농가소득은 높아지고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GMO재배과정에서 사용되는 많은 농약 문제와 이에 따른 토양 오염, 농약에도 죽지 않는 슈퍼잡초와 슈퍼곤충의 출현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함께 실렸다.
전통음식을 집중 소개하는 3장은 서구화되는 식생활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 등을 예방하고 오히려 해외에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우리 전통 식생활을 널리 알리고 있다. 밥, 국, 반찬, 김치의 상차림이 기본이며 튀김보다는 찜, 조림 조리법 사용, 계절 음식, 채소와 고기가 어우러진 식단 등이 주목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