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편식, 유형 따라 교육방법 달리해야
영유아 편식, 유형 따라 교육방법 달리해야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6.12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북구센터, 어린이 편식지도 매뉴얼로 본 유형별 교육방식

예민성 음식거부, ‘푸드브릿지’ 통한 단계적 접근 필요
주의 산만·식탐 과잉, 집중시간과 규칙적 식사 필요

대다수 영유아보육시설 교사들은 아이들의 급식시간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성북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성북구센터)가 교사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일과 중 가장 힘든 업무로 34.1%가 ‘식사지도’를 꼽았고 식사지도 중에서는 편식지도(53.7%) 식사예절지도(28.9%) 환경정리(12.0%)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센터는 교사들의 올바른 식사지도를 위해 어린이 편식지도 매뉴얼 ‘우리아이 맞춤 솔루션 트리플 C’를 제작했다. 책자에 따르면 영유아 편식은 ▲부모오인형 ▲주의 산만형 ▲상호작용 부족형 ▲예민성 음식거부형 ▲영아산통형 ▲섭취불안형 ▲건강이상형 등으로 구분된다.

◆ 예민성 음식거부형, 낯선 식재료·새로운 음식 싫어

예민한 아이들은 음식의 맛·냄새·감촉·모양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특히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 눈에 띄게 불안해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음식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노출시켜 편식 습관을 고치는 ‘푸드브릿지’가 좋은 편식지도 방법이다.

푸드브릿지 1단계는 친해지기 단계로 싫어하는 재료를 놀이도구나 식기 등으로 활용해 시각적으로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아이가 식재료에 어느 정도 친숙해졌다면 먹어보기를 시행해도 좋다. 2단계는 간접노출로 재료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하되, 모양이나 색 등으로 아동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에는 재료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제공하고 점점 재료의 크기를 키우고 양은 늘리는데 처음에는 싫어하는 식재료 비율을 5%정도로 시작해 최소 5회 이상 시도 후 조금씩 식재료의 양을 늘려 제공한다. 요리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며 식사일기 등을 통해 음식의 종류 및 횟수를 파악하면 가정에서도 도움이 된다. 푸드브릿지 3단계는 소극적 노출로 아이가 거부감을 갖거나 골라내지 않도록 다른 재료와 섞어 제공하고 4단계는 적극적 노출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제공한다.

 ◆ 주위산만형, 식사시간 움직임 많아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식사시간동안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거나 주변의 자극에 민감해 이동이 잦아 식사시간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다. 이런 아이들은 공간을 정해 식사 환경을 조성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시설에서 따로 식사공간과 놀이공간을 분리하기 어려울 때는 식탁매트 등을 사용해 식사공간을 제공해주고 식사 시 지켜야할 규칙과 식사시간을 정해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집중시간이 짧은 아이들은 활동하는 시간을 이용해 주의 집중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선 아이에게 활동할 것을 주고 관찰을 통해 아이가 집중하는 시간을 체크한다. 아이가 일어나려고 할 때 1분간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해 며칠간 반복 후 3분을 추가하고 아이가 최소 20분 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반복 진행한다.

아이가 활동하는 동안에는 “이거 해봐”가 아니라 “이건 이렇게 하는 거지”, “여기도 해볼까?”와 같이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며 활동이 끝난 후에는 바로 정리해 활동으로 인해 아이가 산만해지는 상황을 방지한다.

◆ 식탐 과잉, 규제보다는 규칙적 식사 제공 필요

식탐이 많은 아이는 식사시간이 불규칙한 경우, 음식을 너무 규제하는 경우, 형제가 많아 재빨리 자기 것을 챙기지 않으면 자기 몫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아이가 먹는 것에 어떤 간절함을 갖게 될 수 있다.

3세부터 음식의 종류 및 이름과 함께 음식과 신체발달과의 관계를 알고 4세는 음식과 영양 성분 및 기능에 대해 이해하고 5세가 되면 음식과 건강과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하지 않은 음식 섭취에 대해 교육을 통해 설명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정말 비만인지 아닌지를 명확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이 시기 아동은 성장 및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음식을 너무 규제하는 경우 오히려 아이가 음식에 대해 간절함이 생겨 식탐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규칙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아이가 만복감을 의식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아이가 비만인 경우 관리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 교육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한다.

◆ 부모오인형, 식습관 문제없는데 걱정

식습관 상담을 신청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정상 신장, 정상 체중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적정섭취량보다 많은 양을 먹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혹시 부족한 섭취량으로 키가 크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과량의 간식 섭취로 실제 식사에 영향을 미치거나, 열량은 높고 필요한 영양소는 적게 섭취하는 고열량, 저영양 식습관을 형성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까다로운 부모의 아이일수록 편식이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오히려 나쁜 식습관을 만들어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먹고 있는 양을 관찰일기에 ‘식사량 기록표’로 작성하고 가정과 공유해 서로의 간격을 줄여 주는 게 필요하다. 부모에게 연령별 적정섭취량과 비교해 잘 먹고 있음을 안내하면, 부모의 걱정은 줄어들고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통해 긍정적인 성격형성을 도와줄 수 있다.

 

▲ 성북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발간한 편식지도 메뉴얼. 책자로 발간돼 학부모와 어린이집에 배포됐으며 위 사진처럼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제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