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요리경연대회를 마치고
국제요리경연대회를 마치고
  • 김정순 조리사
  • 승인 2017.06.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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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순 조리사 [경북교육청 학교급식조리연구회]

▲ 김정순 조리사
아직 밖은 깜깜하다. 어제 사다놓은 고등어를 손질해서 고등어 추어탕을 만들기 위해 된장과 향신채를 넣고 큰 냄비에 끓이고 있다.

매주 토요일은 대구 요리공방에 가는 날로, 국제요리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토요일마다 2시간 30분의 거리를 달려간다. 종일 집을 비우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남편의 눈빛이 ‘그래 큰 냄비에 끓이는 거보니 또 먼 길 가는 구나’.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로 많이 이해해 주고 도움도 받고 있다.

내가 이 나이(57세)까지 공부할 수 있고 요리를 더 배울 수 있는 것도 남편의 도움이 가장 큰 응원과 힘이 되어주었다.

농어촌에 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스스로 학교를 찾아가 요리로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학교급식 조리사로 임용이 되었고 쉽지 않은 학교급식을 조리하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조리실무를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호텔조리과에 다니게 만들었지만, 지리적인 어려움과 시간적, 경제적 제한이 컸다. 특히 40이 넘은 나이의 녹슬어버린 내 기억력 때문에 책을 집어던지며 포기하려고 했다가도 다시 마음을 추슬러 먼 길을 달려가 수업을 수강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늦은 공부는 새로운 인생의 참맛을 알게 해주었고 정말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조리공부 후 식품영양학과를 편입하여 책이 너덜거릴 정도로 생화학을 공부하면서 인체의 신비로움을 알게 되었다. 또 이 뜨거운 열정은 영양사면허증을 취득하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영양교사 자격증과 실험 논문을 투고하게 되었다. 배움의 열정은 끝이 없는 것인지 지금은 외식산업 박사과정으로 논문연구를 하는 중이다.

이 외에도 조리산업기사나 다른 요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요리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워나갔다.

학교급식은 한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세계 각국 요리를 알아야 대처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조리 공부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과학적인 조리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배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학교급식을 위해서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싶을 즈음 ‘경북학교급식조리연구회’를 통해 향토요리부분으로 국제요리대회에 출전하여 대상을 받게 되었다. 내가 담당한 지역은 울진, 울릉, 영덕으로 울진대게를 비롯한 영덕 복숭아와 울릉도 오징어 등을 요리하였으며, 향토적인 전통요리를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하기도 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요리하기도 하였다. 

칠보해천탕은 오리고기와 각종 해산물 특히 문어와 전복 등으로 맛과 영양은 물론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보약밥상의 메뉴로 선정해 볼 만한 가치있는 요리가 될 수 있음에 더욱 큰 기쁨을 맛보기도 하였다.

요리사는 신이 내린 직업이다. 그중에 학생들을 위해 깨끗하며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조리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이다.

주신 달란트를 더욱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오늘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직무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해 학교급식의 발전을 위해 나가야 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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