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급식소 작업시설과 환경 실태조사
연구자 문혜경·박순희(창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대학교 구내식당의 70%는 청결작업과 일반작업 구역의 구분 없이 운영되고 있었고, 특히 청결구역인 조리실 바닥은 일반구역 바닥 못잖게 미생물 오염도가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본 연구는 대학교 내 구내식당들의 교차오염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작업시설과 환경에 대한 미생물 검사와 교차오염 방지를 위한 시설 실태조사를 2011년에 실시했던 결과이며 전국 대학급식소 20곳을 직접 방문해 냉장·전처리·조리·식기세정 등 4개 구역의 미생물 샘플을 채취해 검사했다.
조사 결과, 대학급식소 20곳 중 청결작업(조리)과 일반작업(전처리·식기세정·냉장)이 벽 등으로 구획·구분된 곳은 전체의 30%인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4곳(70%)은 작업 공간이 하나로 통합돼 있었다. 이는 조리실의 식품이나 기구·시설 등이 전처리나 식기세정 작업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창원대학교 문혜경 교수팀은 “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인 해썹(HACCP)은 인증의 선행요건으로 청결작업과 일반작업으로 구역을 나눠 교차오염을 방지토록 하고 있다”며 “굳이 HACCP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학생급식위생관리지침서에도 구분은 필수사항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업시설 중 청결작업 구역으로 관리돼야 하는 배식대와 조리작업대의 평균 위생 적합률은 70%로 일반작업 구역의 작업시설 평균 위생 적합률 45%에 비해 높았다. 일반세균수(P<0.001)와 대장균군수(P<0.01)에서도 청결구역 작업시설 표면이 일반구역 작업시설 표면보다 양호한 상태였으나 일반구역에 속하는 냉장고 선반의 위생 적합률은 30%로 가장 낮았다.
청결구역과 일반구역 바닥 표면의 미생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청결구역의 일반세균수(4.36±1.15 log CFU/100㎠)와 대장균군수(3.24±1.59 log CFU/100㎠)가 일반구역의 일반세균수(3.74±1.48 log CFU/100㎠)와 대장균수(2.45±1.76 log CFU/100㎠)보다 오히려 조금 높았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청결구역의 바닥·공기 중의 미생물 오염도가 일반구역과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조리실의 위생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문 교수팀은 “공중낙하 미생물 수준을 낮추기 위해선 대학급식소 내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생물 기준을 토대로 한 청결구역과 일반구역의 위생 적합률 평가에서는 일반구역에 해당하는 냉장고 선반의 위생 적합률이 30%로 가장 낮게 평가됐다. 이는 냉장고를 밀폐된 공간으로 인식해 상대적으로 위생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 교수팀은 “냉장고 선반은 조리원의 손과 음식물·식재료 용기 등에 접촉돼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며 “가급적 냉장고 내에서도 구역을 나눠 관리하고 세척·소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대학급식소의 작업 환경은 대체로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의 작업대와 세정대를 갖춘 곳은 전체의 20%, 출입구·작업장 내에 손 세정대, 신발 소독조 등을 구비한 곳은 30%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청결구역으로 관리돼야 하는 조리구역은 교차오염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존재하므로 바닥의 철저한 세척·소독 및 마른상태 유지, 온도와 습도 낮추기, 발판 소독고의 배치와 소독액 농도 확인 등 개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차오염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조리종사자의 급식소 내 습관이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며 “조리종사자들의 식품취급 습관 등을 포함한 대학급식소의 위생·안전성 평가가 다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본 연구가 2011년 조사된 것인 만큼 최근의 현황을 알기 위한 실태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