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영유아 대상 급식에 이어 최근에는 고령층 대상 급식분야에도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 노인복지시설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노인복지시설 이용자는 2011년 15만 8839명에서 2015년 20만 164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요양병원 같은 노인전문 의료시설도 5063개로 2011년 보다 약 1000개가 많아졌다. 또 국민연금공단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오는 2018년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접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급식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체들이 고령친화식품을 잇따라 내놓고 시장에 참여하면서 관계당국도 상품기준 제정과 통계 작성 등의 정책적 뒷받침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6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을 위한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는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5년간 54.8% 커졌다. 65세 이상 인구가 2011년 약 570만 명에서 2015년 약 678만 명으로 18.8% 증가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령친화식품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 푸드머스다. 푸드머스는 2015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노인 대상 식품 브랜드인 ‘소프트메이드’를 출범시켰다.
고령자의 저작(음식을 입으로 씹는 것) 능력을 4단계로 분류한 것이 특징.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실버케어 전문기업인 롱라이프그린케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롱라이프그린케어가 운영하는 노인보호센터에 푸드머스의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푸드머스에 이어 실버 전문식재료 브랜드인 ‘헬씨누리’를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영양 공급을 넘어 면역력 증강과 만성질환 예방 등 치료에 도움을 주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건강식 전문브랜드인 ‘그리팅’을 적극 알리고 있다. ‘그리팅’은 기존 병원식 사업을 바탕으로 메뉴를 60여 가지 이상 크게 늘렸다.
대형 급식업체들은 노인 대상 급식 식재료 브랜드 출시에 앞서 이미 영유아 대상 급식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한 바 있다. 푸드머스는 2009년 10월 영유아 맞춤형 브랜드 ‘우리아이’를 출시하며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푸드머스 키즈사업부 매출은 ▲2014년 959억 원 ▲2015년 1062억 원 ▲2016년 1171억 원 등 해마다 성장했다.
타 업체들도 잇따라 뛰어들었다. 아워홈은 2014년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영유아 전용 제품군을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가 2014년 선보인 영유아 특화브랜드 ‘아이누리’는 지난해 매출액이 론칭 2년 만에 76.1% 늘었다.
회사 내에 키즈 영업전략팀을 구성하고 어린이 식자재시장 공략에 집중해온 결과다. 동원홈푸드가 1999년 내놓은 ‘동원 이팜’은 국내 1세대 친환경 식재료 전문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영유아 전문으로 방향을 바꿨다.
대형 급식업체들이 영유아 대상 식재료 브랜드들을 잇따라 내놓은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높고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있는 영유아 수는 215만 명에 달해 전년 대비 1% 가량 늘었다. 출산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영유아 보육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노인 대상 급식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복지시설에 머무는 노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고령친화식품의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풀무원 박재훈 영업부장은 “정부가 얼마 전 고령친화식품 대상 기업간담회에서 관련 산업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여긴다”며 “처음부터 지나치게 세분화된 상품기준 등은 오히려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으니 산업계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