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가 매년 크게 줄고 있어서 고민은 됩니다. 무상급식인 초·중학교에 비해 고교는 학부모 부담이어서 학생 수가 줄어들면 급식비를 올려야 하는데 학부모님들에게 큰 부담이잖아요. 급식비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에게 최상의 급식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영양사인 제 역할이자 보람이죠.”(서울 잠실고 김진하 영양사)
요즈음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돌아다니다 보면 먹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른들은 다양한 맛집 메뉴를 주제로 이야기 하지만 초·중·고교 학생들에게는 자랑할 수 있는 먹을거리는 ‘급식’이 고작이다. 다른 학교의 급식과 비교하거나 자신의 학교 급식비까지 공개하면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급식이 잘 나오는 학교의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서울 잠실고등학교(교장 신병찬)도 SNS에서 급식으로 화제가 된 학교 중 하나다. 잠실고의 올해 재학생 수는 770명. 교직원까지 포함하면 1일 식수인원은 860여 명이다. 기숙사가 없는 잠실고는 중식과 석식을 하는 2식 학교이며 저녁 식수인원은 220여 명이다.
급식비는 4700원인데 이 중 식재료비가 3400원 가량이라고 한다.
김진하 영양사가 식단을 작성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이 ‘남학교’라는 점이다. 식재료비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닌데 잠실고의 먹는 양은 남녀 공학 혹은 여학교에 비해 많이 때문. 그리고 남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기 메뉴를 보다 균형있게 제공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제철 식재료 편성을 철칙으로 여기는 김 영양사는 “숙주나물과 햄버그스테이크, 어묵구이와 콩나물, 파스타와 버무린 샐러드 등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새로운 메뉴 개발에 힘을 쏟는다”고 말했다.
한때 2000여 명에 달했던 잠실고는 급식실이 있는 건물 1층에 조리실과 영양사실을 두고 2~4층에 각 학년별 식당이 있다. 좌석도 600여 석에 달한다. 각 학년별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30분이면 모든 학생들의 급식을 마친다. 김 영양사는 급식시간이면 1층부터 4층을 계속 오가며 급식관리와 지도를 하고 있다.
김 영양사는 “내년에 학생 수가 더 줄어들면 어쩔 수 없이 급식비를 올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학부모들이 이해하고 지지해줘 고마운 마음”이라며 “완제품 대신 직접 만드는 식재료를 사용하고 나도 조리와 배식을 돕는 등의 방법으로 가급적 급식비 인상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