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세심한 관리 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세심한 관리 필요”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9.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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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양잿물 세척” 조리원 발언 파문 일파만파세척제 잔류 검사, 식판만 해당되고 조리기구는 제외

대전지역 일부 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수산화나트륨 성분의 세제, 통칭 ‘양잿물 세제’로 국솥과 조리기구를 닦아왔다는 조리원의 고백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조리원들이 관리자인 학교 영양(교)사의 지시를 어기고 독단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학교급식소 운영을 관리하는 영양(교)사의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A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산화나트륨을 주원료로 하는 강력 세제인 ‘오븐크리너’로 음식을 만드는 조리기구까지 닦아왔다고 밝혔다. 수산화나트륨은 독성이 매우 강한 염기성 물질이다. 전체 함유량의 5%가 넘으면 유독물로 분류될 정도로 강한 염기성을 띄며 성분상 양잿물과 흡사하다.

이 오븐크리너는 일반 세제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 오븐의 기름때 제거용으로 쓴다. 독성이 강해 실제로 오븐을 닦을 때도 물에 희석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깨끗하게 닦아야 해서 물에 희석하지 않고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수산화나트륨 성분의 세제는 농도 5%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또한 식기 등 급식기구는 세척제가 잔류되지 않도록 음용에 적합한 물로 반드시 헹굼작업을 해야 한다. 학교는 월 1회 이상 세척제 잔류여부 확인검사를 해야 하지만 이는 식판 검사용이며 조리기구는 검사대상이 아니어서 세제가 남아있는지를 파악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지역 학부모들은 대전교육청에 진상규명과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학교 영양(교)사 사이에서도 주방기구 및 세제의 목적 외 사용을 더욱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남지역 A학교 영양사는 “조리종사원들이 국솥 닦는데 오븐크리너를 쓰고 있는 줄은 몰랐다”며 “우리 학교에서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인데 조리종사자들에게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 목적 외 사용이 없었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체급식에서 근무하다 학교로 왔다는 한 영양사는 “학교급식의 관리안전 수준은 일반 산업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높다”면서 “양잿물 세제 보도를 보고 너무 많이 놀랐다”고 어이없어 했다.

서울지역의 한 영양사는 “대전지역에서만 이같은 세척이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식판뿐만아니라 조리기구까지 정기적으로 세척제 잔류 검사를 실시하는 등 평소에 꾸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파문에 대해 대전교육청은 지난달 30일 학교급식소에서 사용하는 ‘수산화나트륨 5% 이상 함유 혼합물질’과 관련해 세척제의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적정 사용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각급 학교에 긴급 지시했다.

대전교육청은 올해 초 학교급식기본방향 및 학교급식위생관리지침을 통해 세척제 사용 매뉴얼을 시달한 바 있으며 세척·소독세제 물질을 사용할 때는 사용법을 숙지하고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했다. 또 급식 위생·안전점검을 통해 세척·소독 안전기준 준수여부를 확인하고 이행하지 않는 학교 종사자에 대해서는 엄중히 문책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본지 223호(2017년 9월 11일자) 4면에 게재된 '어떻게 이런 일이... 세심한 관리 필요' 기사에 포함된 기사 자료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가 없음을 알립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혼란을 드렸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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