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토마토를 먹은 일부 사람들에게 살모넬라균 감염에 인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토마토는 여름철 단체급식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채소다.국내산 토마토는 과연 얼마나 안전한지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지난 17일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는 최근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은 식중독 환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통되는 토마토를 대상으로 살모넬라균오염 여부를 조사했다. 원예연구소는 지난 11일부터 국내 대형 마트에서 유통되는 경기, 충남, 충북 등 전국 10 개 산지의 일반 토마토 2종, 방울토마토 8종 등을 수거해 씻기 전·후 살모넬라균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음성반응을 보여 국내산 토마토는 살모넬라균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식품학자들은 자국산 토마토의 살모넬라균감염 경로에 대해 야생동물 배설물에서 번식한 식중독균이 토마토 수확과정에서 빗물에 의해 노지로 튀거나,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토마토를 써는 과정 등에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품종 차이에서 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채 박사는 “조금만 익어도 떨어지는 미국산 토마토는 바닥에서 썩거나 오염돼 식중독균에 노출되기 쉽지만 국내산 토마토는 숙성이 되어도 꼭지에 붙어 있어 반드시 따서 수확하기 때문에 큰 위험이 없다”며 “실질적으로도 국내에서 토마토에 의한 식중독 사고는 현재보고된 바 없다”고 국내산 토마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농진청은 또한 이번 식중독 사태로 미국에서 섭취를 금지시킨 플럼 토마토, 로마토마토, 스테이크토마토 등의 품종은 우리 나라에서는 대량으로 재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산 토마토식중독 사태의 원인으로 밝혀진 ‘살모넬라균’은 감염되면 12~36시간의 잠복기간을 거쳐 설사, 고열, 두통,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증상이 나타난다. 영·유아나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 임산부나 암, 당뇨 등의 환자들은 특히 이 병균에 취약하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한편,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부랴부랴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있는 토마토의 섭취를 금지시켰지만 12일 23개주에서 2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세욱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불과 며칠 사이 환자수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은 국가 차원의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유통망을 철저하게 막지 못해 토마토식중독이 확산되었다”고 말했다.
ADVICE 오세욱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성연구단 선임연구원
꼭지따고철저히씻어먹으면‘안전’
토마토와 살모넬라 식중독은 오랫동안 질긴 인연을 같이하고 있다. 1940년대부터 여러 차례 토마토와 관련된 살모넬라 식중독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식품안전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미국에서 토마토에 대한 살모넬라 식중독이 반복되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다.
우리와는 다른 노지 재배라는 시스템에 의해 식중독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주요 이유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식중독균도 식생활환경을 이루는 한 요소로 우리와 공존하기 때문에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채소, 과일류와 같이 생식을 하는 식품의 경우 식중독균에 의한 오염 가능성은 항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생식으로 먹는 토마토를 비롯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둘째, 세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채소, 과일류 세척뿐 아니라 사용하는 칼, 도마 등을 철저히 세척하여 교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셋째, 손에 대한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화장실을 다녀왔거나 음식물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글 _ 한상헌 기자 hs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