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시작… 급식소 단속 엄두도 못내
단속 시작… 급식소 단속 엄두도 못내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08.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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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고기 원산지 표시 단속현장을 가다

 

▲ 지난 8일 시작된 쇠고기 원산지표시제 단속은 3개월의 계도 기간을 통해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사진은 지난 10일 강남의 한 한우전문점에서 농관원 단속반원이 메뉴판의 원산지 표시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쇠고기 원산지표시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 10일 서울 강남의 한 한우전문점에 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 서울출장소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쳤다. 예고 없는 방문이라 주인은 당황한 빛이 영력했지만 이내 평정심을되찾고 단속반원들이 요구하는 서류를 내놓는다.“영업허가증과 한우 구입 거래명세표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단속반원들은 음식점의 개업일자와 규모를 일차적으로 확인한 뒤 쇠고기 거래량과 소비량이 일치하는지,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쇠고기는 남은 양과 맞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모든 메뉴에 한우만 쓴다는 이 집은151.62㎡의 규모. 따라서 지난 6월22일 시행된 100㎡ 이상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시행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단속 대상이었기 때문에 재료관리가 비교적 잘 돼 있었다. 그러나단속반원들의 예리한 눈은 피할 수없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명까지한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냉면 육수만은 호주산 양지를 쓰고 있었다.

 

 

▲ 단속반원이 쇠고기 저장고에 들어가 실물을 확인하고 있다.

◆ 단속반과 욕설 오가기도

 

냉면에 표시를 준비 중이라는 음식점 주인 정모씨는 “한 그릇에 5,000원하는 냉면에 한우로 육수를 내면 단가가 맞지 않아 판매가 불가능하다”며“그렇다고 모든 메뉴에 한우를 쓰는데 냉면만 수입산이라고 표기하면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예외는 없는 법. 단속반원은 메뉴판 표기를 재차 권유했고 이과정에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단속반으로 발령받고 담배만 늘었다는 단속반 김모씨는 “단속 3일째인데 벌써부터 욕먹는 것이 일상화됐다”라며 “메뉴판을 떼서 바닥에 내던진다거나 쇠고기를 단속반원들한테 던지고 멱살잡이까지 하는 등 음식점의 규모가 작을수록 반응은 상상을초월한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음식점 주인도 할 말은 있었다. 주인 정씨는 “쇠고기 장조림 등과 같이 가끔 내는 밑반찬은 메뉴판에 기록하지 않는데 (원산지) 표시를접시에다 할 수도 없고, 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법이라고 해서 지키려 하고 있지만 현실을 너무 고려하지 않은 졸속행정”이라 비판했다.
음식점 주인과 단속반원 사이에서실랑이가 있긴 했지만 표시를 하기로결론이 났다. 그러나 엄연한 미표시업소임에도 불구하고 처벌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허승일 농관원 서울출장소 원산지관리팀장은 “법 시행초기라 원산지 표시에 대한 단속의의미보다는 지도 및 계도 차원으로단속하고 있어 미비한 사안에 대해선처벌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젖소’를 ‘유우’로 잘못 표기

같은 시각 인근 베트남 음식 전문점에도 단속반이 나왔다. 원산지표시제시행에 대한 뉴스 보도를 보고 메뉴판에 원산지 표시를 했다는 이곳은 대부분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음식 하나하나에 꼼꼼하게 표기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일괄 표기를 하고 있었다. 단속반은 이에 대한 수정을 지도했다.단속반원의 눈에 딱 걸린 지적사항이 또 있었다. 메뉴판에 표기한 내용중 ‘유우’라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단속반원이 묻자 주인 최모씨는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몰라서 쇠고기를공급하는 업체에 물어보니 젖소를 유우로 표기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단속반원은 “유우가 아니라 ‘젖소’가정확한 표기법”이라고 설명했다.단속반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한우갈비로 유명한 대형 한우전문점. 메뉴 하나하나에 원산지 표시를정확히 해 메뉴판 인쇄까지 새로 했다. 미국산을 쓰는 갈빗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우와 국내산 육우를쓰는 이곳은 쇠고기 저장 창고에까지원산지 표시를 해놓고 있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단속은 오후 5시가 훌쩍 넘어서 끝이 났다. 단속 초기임에도 원산지 표시는 대체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턱없이부족한 단속인원과 무분별한 신고전화로 인한 업무마비 등이 문제점으로지적됐다.

◆ 신고전화 폭주 등 문제 남아

단속반원들에게 새롭게 단속 대상이 된 단체급식소나 휴게음식점 등도단속하느냐고 묻자 “이 인원으로 하루에 두세 곳 다니기도 빠듯한데 신고된 음식점이 워낙 많다 보니 단체급식소는 엄두도 내질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산물품질관리법이 시행된 이후 농관원 원산지 단속반에는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신고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허 팀장은 “미표시도 포상금을 주도록 돼 있어 포상금을 노린 신고전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식파라치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글 _ 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 사진 _ 조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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