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부대 영양사, 성희롱․성추행 빈번
의경부대 영양사, 성희롱․성추행 빈번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10.04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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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까지 성희롱-성추행 23건 달해, 폭언피해도 11건이나진선미 국회의원 "극소수 여성을 위한 배려없는 경찰조직문화, 바꿔야"

▲ 진선미 의원
‘사회적 소외감, 자기 비하 등의 여러 가지 증상이 두드러짐.
10회 이상의 중장기적 치료가 요구된다.’

경찰청 의경부대에 근무하는 A영양사가 받은 심리치료 상담 소견서의 내용이다. A영양사는 2014년 12월 1차 성희롱 이후 2년 여간 집단 따돌림과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ㄱ경찰의 성희롱 발언을 신고했고 이후 신고 사실이 공유되며 해당 의경 부대 직원들에 의한 집단적 따돌림 등 2차 가해를 당했다. ‘문제를 키우지 말라’ 라는 말에 생계를 위해 입을 다문 A씨에게 ‘과자 조각을 입에 물더니 대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먹으라는 시늉’, 회식자리에서의 강제적 포옹이 이어졌고 근무지에서의 지속적 무시와 왕따는 물론 심지어 ㄴ경찰은 A씨의 눈앞에서 인사평가 서류를 작성하며 협박과 면박을 주기도 했다. 가해자 ㄴ경찰의 경우 신규 발령지가 피해자 A의 주거지 근처로 정해지면서 피해자는 몇 달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비단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갑/행정안전위원회)이 전달받은 경찰청 공무직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경찰청 의경 부대 내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에 대해 성희롱·성추행 23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및 대원이 인격모독과 폭언도 11건이나 됐다. 현재 전국의 의경부대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의 수가 대략 100여명에 달하는 파악되고 있어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선미 의원이 밝힌 대표적 사례로는 강제적 접촉(▲배식 끝나고 손을 씻고 있는데 직원이 손을 갑자기 잡으며 ‘오빠가 닦아주는데 왜 손을 계속 빼냐’고 손을 계속 붙잡음 ▲회식중 포옹), 성희롱 발언(▲식사 도중 대원이 ‘나는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자를 보면 한 번 만져보고 싶더라.’는 발언 ▲직원이 한 사무실 내에서 과자를 물고 다가와 입으로 먹으라 시늉), 폭언(▲식당에서 ‘내일 메뉴가 뭐게? 영양사님 배를 갈라서 그걸로 순대를 만들어서 순대국을 끓일거야.’ 발언)과 폭력적 행동(▲대원이 너무 열 받는다고 하면서 테이블 위에 있던 냅킨 통을 집어던짐)이 있었다.

진선미 의원은 전국 의경부대에 근무하는 모든 영양사들로 범위를 확장하고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들까지 포함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경찰 조직에 공식적으로 드러내놓고 해결을 촉구하기 어려운 구조적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절대 다수가 남성인 의경 부대 내에서 여성은 의경 영양사를 포함하여 한두 명인 것이 보통이다.

피해자들은 경찰 공무원과 위계관계이면서 의경조직이라는 특수성까지 가미된 군대식 문화로 인해 문제제기시 불이익 등을 우려한 나머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선미 의원은 “이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경찰과 의경 개인적 소양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 문화, 시스템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희롱 대처 교육 강화, 피해자 가해자 분리 등 실질적 교육과 실제적 대처가 필요하다”며 각 부대에 성희롱 실태조사를 전체 확대해 실시하고, 즉각적인 처벌과 개선방안이 함께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양사 뿐 아니라 여경이나 여성 비정규직, 형사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성추행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바, 경찰청의 구조적, 근본적 인식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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