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식품안전관리의 방향은 위해요소(hazard)자체에 대한 관리보다는 이 요소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실제적 위해(risk)’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제적으로 발암성이 큰 위해 물질로 평가되더라도 우리나라 음식문화에서 발생 빈도가 낮고 섭취량이 극히 적다면(즉, risk가 낮다면),그 물질에 대한 관리순위는 낮아져야 한다. 또한 우리 음식문화의 특성상 물질 자체의 위험성은 다소 낮더라도 발생 가능성이 높고 실제 국민들이 많이 섭취한다면(즉, risk가 높다면), 그 위해요소는 중점관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식생활이나 식문화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핵가족화가 고도로 진행되면서 집에서 하는 식사보다 외식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95% 이상이 학교급식을 이용하고있다.
학교급식을 포함해 1일 1회 이상 가정이 아닌 외부에서 단체급식을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는 인구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25%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단체급식에서 제공되는 음식의 안전성 문제는 여타의 식품안전문제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체급식의 안전성은 그 나라의 식품안전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식품안전의 최전선에 있다.하지만 여전히 집단 식중독이 주로 발생하는 곳은 학교급식소 등 단체급식소다. 이러한 현실은단체급식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앞서 지적한 식품안전과 관련한 많은 위해요인(risk factors)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위해요인으로는 많은 원료의 사용, 조리공정의 복잡성(가열 /비가열 제품의 혼합 등), 온도(습도)와 시간 관리의 어려움, 종사자의 순간적 실수 등을 들 수 있다. HACCP의 기본원칙(선행 요건 프로그램)에 충실한 시설 및 장비 등 하드웨어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해도 이러한 위해요인들을 체계적,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시스템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면 단체급식 수혜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기회는 항상 존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HACCP에서 변화되어야 할 부분은 ‘문서관리’다. 현재 HACCP을 적용받은 업소(급식업소 포함)나 교육청 지침에 따른 위생관리에서는 ‘형식적인 문서’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모두 필요한 관리항목이기는 하다. 그러나 현장을 고려해볼 때 임의적으로 조작을 유도하게 하는 항목도 있다.
앞으로 HACCP제도는 시설이나 위해요인(hazard) 중심이 아닌 위해(risk) 중심의 관리로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HACCP 제도가 농축산물 등 원료의 관리는 물론 우리나라 전 식품산업체, 나아가 단체급식소와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되는 위생관리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