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P농산물 생산현장을 가다] “GAP농산물, 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 GAP농산물 생산현장을 가다] “GAP농산물, 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10.19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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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스스로 위해요소관리 개념 익히고 습관화 후 체계화농산물 생육 환경부터 농기구, 작업대, 농장주변까지 철저 관리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하는 ‘제1기 GAP 자발적 학습조직’이 지난달 16일과 30일 충청남도 청양과 금산을 방문해 GAP(농산물 우수관리)인증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GAP인증 농산물로 인해 변화된 농촌의 모습과 GAP인증의 안전성을 직접 확인했다.

학습조직에는 전국에서 참여한 영양(교)사 150여 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13개 팀을 구성, GAP에 대한 자발적 학습과 이해, 이를 통한 단체급식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학습조직 구성원들은 지난달 30일 방문한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GAP인증 생산 현장을 통해 GAP인증이 일반 농산물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되짚어 봤다.

 

GAP인증 제도는 국내 농산물 중 일부 채소와 과일 등에서 농약이 과다 검출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지난 2006년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GAP제도가 도입됐다. 즉 이 제도의 도입취지가 ‘식재료의 안전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기존 친환경인증제와 유사하지만 GAP는 기존의 농산물 생산체계와는 다르게 생산·관리를 하는 시스템으로, 수확 후 관리시설 기준을 별도 마련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정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관리시설을 지정한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GAP는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나타난 부실한 친환경인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 청미농장 김필재 대표가 지난달 30일 GAP농산물 생산현장을 방문한 학교 영양(교)사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학습조직 영양(교)사들이 방문한 충남 금산군 추부면은 지역 자체보다는 특산물로 인해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추부면을 전국적으로 알린 농산물은 단연 깻잎. 추부깻잎은 전국적으로  GAP인증 농산물의 대표주자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깻잎은 주로 추부면 만인산농협(조합장 전순구)을 통해 출하되고 있다.

 

만인산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해 깻잎을 출하하는 농가는 145개다. 이 농가들은 모두 GAP인증을 받았다. 기존 유기농이나 무농약인증을 받은 농가도 있지만 이들 농가도 모두 GAP인증까지 받아 깻잎을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인증보다 더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GAP인증 후 추부면의 농가들은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농산물 생육 환경의 위생관리는 물론 농기구, 수확도구, 작업장까지 위생관리 개념을 도입했다.

이날 영양(교)사들이 찾은 추부면 청미농장(대표 김필재)의 경우 GAP인증 전 수확시기에는 비닐포대에 수확한 깻잎을 담아 보관했었는데 인증 후에는 세척과 건조를 거친 플라스틱 통을 사용한다. 농기구도 마찬가지. 흙이 잔뜩 묻어있는 삽과 곡괭이, 호미는 이제 청미농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작업을 마치면 비닐하우스마다 마련된 수도를 이용해 깨끗이 세척하고 지면과 접촉하지 않도록 걸어놓고 건조한다. 포장·선별 작업장의 모습도 탈바꿈했다. 현재는 작업장을 철저히 분리하고 청결하게 관리한다.

또 개인위생을 위해 작업장 그리고 비닐하우스마다 손세척제를 비치한 데 이어 작업선별대에도 소독제를 구비해놓았다. 농약 관리도 철저해졌다. 별도의 보관함을 만들고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불량제재의 사용을 원천 금지했다.

농장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관리에도 나섰다. 비닐하우스는 검은색 부직포로 덮어 환경을 관리하며 작업자가 출입하는 곳에는 출입발판과 세척대를 비치, 외부환경과의 접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성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기록으로 남겨진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함은 물론 방제일시와 분량을 일일이 기록한다. 방제 후에는 농약이 자연 감소되는 시기(정부가 정한 기준)를 철저히 지켜 생산 및 출하하고, 출하정보 또한 기록하여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청미농장 김필재 대표는 “저뿐만 아니라 추부면 모든 농가들이 위생관리의 중요성과 안전한 농산물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고 있어 농가들 스스로 조언을 하고 때로는 감시자가 된다”며 “추부깻잎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농산물이라고 전국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들은 고스란히 추부깻잎의 성과가 되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까지 A대형마트 엽채소류 판매 순위에서 GAP추부깻잎이 전체 1위를 달성했고, 이외에도 10위 내에 3개 품목을 더 기록했다. 매출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 만인산농협의 주도 아래 GAP인증 의무화를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 2009년 29억 원에 불과하던 만인산농협의 총매출액은 불과 8년 만에 130억 원으로 늘었다.

만인산농협 APC 박기범 센터장은 “생산 환경을 돌보고, 정리하고, 기록하고, 뒤돌아보는 습관이 생긴 농가들이 스스로 노력하면서 농업과 농촌의 변화를 끌어낸 것이 가장 큰 긍정적인 효과가 아닌가 싶다”며 “GAP인증제는 습관의 체계화를 통해 농가 의식을 변화시키면서 농가소득 개선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GAP 자발적 학습조직의 2차 팸투어에서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청미농장 김필재 대표가 영양(교)사들에게 GAP인증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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