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쌀, 취반 후 노화 · 경도 · 씹힘서 변화 빨라
'보람찬' 쌀, 취반 후 노화 · 경도 · 씹힘서 변화 빨라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12.04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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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재배로 단체급식에 제공되는 쌀의 진정성

중금속 ·  잔류농약 소량 검출… 허용 기준치 내 '안전'
배식시간 등 고려… 소비자 기호도 평가 후속 연구 필요

연구자 조중상(전북대학교대학원 생명공학과)
 

 

▲ 가을철 수확기에 접어들어 영글은 벼이삭의 모습.

 

단체급식에서 주식으로 제공되는 쌀은 한 끼의 식사에서 비중이 매우 크며, 밥의 적절한 조리상태에 따라 급식의 기호도가 평가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익산시 황등면 일대에서 계약재배 후 생산되는 ‘보람찬’ 품종을 대상으로 논의 토양 및 생산된 쌀에 대한 안전성 검증과 취반 후 품질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이를 위해 추수하기 전 5일에 걸쳐 계약재배지역인 익산시 황등면 일대의 124개 농가 약 230ha에 해당하는 논에서 총 54곳을 지정해 108점의 샘플을 채취, 식품공전의 식품별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총 6종(비소, 카드뮴, 납, 구리, 니켈, 아연)에 대한 중금속 검사와 국내 농산물 규격에 포함된 다양한 계열의 농약 363종을 검사했다. 또한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쌀 품종 중 2016년산 ‘신동진’, ‘추청’ 쌀과 계약재배로 수확한 ‘보람찬’ 쌀의 일반 성분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중금속 분석 결과, 계약재배지역 모두 토양오염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으며, 벼의 경우 카드뮴, 납은 대부분 검출되지 않았으나 비소, 구리, 아연, 니켈의 농도가 뿌리와 줄기보다 이삭에서 높게 검출됐다.

연구자는 “이삭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것은 이삭을 탈피하지 않고 분석했기 때문”이라며 “미량으로 검출돼 현미, 백미로 섭취했을 때는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잔류농약 검사는 102개 샘플 중 47개에서 티아클로프리드(Thiacloprid)를 비롯한 24개 성분의 농약이 검출됐으나, 83%가 잔류허용 기준치의 10% 미만인 정도로 미량에 그쳤다.

가장 많은 검출 빈도를 보인 티아클로프리드는 벼물바구미, 애멸구 등 살충목적으로 사용되며 마징가, 칼립소 등의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다.

특히 벼에 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농약 성분이 검출된 5개 농가는 모두 고추, 배추, 대파, 마늘 등 밭작물을 경작하고 있었으며, 밭작물에 농약 살포 후 사용한 기구 및 용기를 세척하지 않고 보관했다가 벼 농약 살포 시 세척과정 없이 재사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견과 종실류 및 열대 과일류 대상으로 등록되지 않은 농약 성분이 검출될 경우 일률기준(0.01mg/kg)을 적용하는 PLS(PositiveListSystem)제도가 시행 중이며, 내년 12월부터는 모든 농산물에 확대 적용할 예정으로 농약 사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자는 “농가를 대상으로 농약 살포 후 사용한 장비의 세척방법과 농약을 혼용해 사용할 경우 잔류농약 발생이 증가하거나 농약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쌀의 밥맛은 일반성분 중 수분과 단백질 함량이 가장 중요한 인자로 단백질 함량이 식미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신동진’, ‘추청’, ‘보람찬’ 품종의 일반성분 분석결과, 3개 품종 모두 단백질 함량은 7% 미만이었으나, ‘신동진’(7.02)과 ‘추청’(7.06)이 ‘보람찬’(6.79)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게 나와 밥맛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아밀로오스 함량은 17~20%로 취반할 때 호화 점도와 밥 경도에 많은 영향을 줘 밥이 푸석해지고 맛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아밀로오스 함량과 호화특성의 분석 결과, ‘보람찬’이 19.22%로 가장 높아 두 품종에 비해 취반 후 노화속도가 빠르고 경도와 씹힘성이 좀 더 빠르게 변화했다.

호화개시온도 (Pasting temp)는 ‘보람찬’의 경우 90.95℃로 다른 품종과 달리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가열 시 팽윤이 지연돼 식미 불량의 원인이 되며, 취반 시 고온이 요구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체급식에서 계약재배한 ‘보람찬’ 품종의 쌀을 제공할 경우 ‘신동진’ 및 ‘추청’ 품종의 일반 쌀과 조직감에 큰 차이가 없어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소비자 기호도 평가에 대한 연구가 더 이뤄진다면 단체급식에 제공되는 쌀(밥)에 대한 품질 및 배식시간 선정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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