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giene Issue 음식점 원산지표시 단속현장 동행취재
Hygiene Issue 음식점 원산지표시 단속현장 동행취재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2.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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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잘 시행…예상보다 빠르게 정착

 

▲ 단체급식소의 경우 제공되는 일반음식점과 달리 반찬까지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표시 단속반이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전자 본사 직원식당에 설치돼 있는 메뉴판 앞에서 원산지표시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쇠고기·쌀에만 적용되던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돼지고기·닭고기와 배추김치로 확대 시행됐다.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원산지표시는 단체급식소를 포함해 모든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등에서 실시해야 한다. 특히 배추김치는 쌀과 함께 면적 100㎡ 이상인 음식점에서 원산지표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확대 시행 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단체급식소와 일반음식점의 원산지표시 단속현장을 동행해보았다.

 

지난 1월 1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역인근 식당가에서 음식점 원산지표시 단속을 나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 경기지원 서울출장소 원산지표시 단속반 일행을 만났다. 점심 손님이 빠져나간 식당가엔 때 늦은 손님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날 첫 번째 단속 대상은 대형 찜닭전문점.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메뉴판에 ‘우리 업소는 닭고기·쌀·김치를 국내산만 사용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식당 벽면과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꼼꼼히 살피는 단속반원들. 육류 거래명세서와 냉장고 속 식재료의 일치여부도 일일이 체크했다.

이 업소는 원산지표시가 대체적으로 잘 돼 있었다. 그러나 일괄 표기된 내용이 메뉴판의 화려한 색에 묻혀 눈에 띄질 않았다. 그리고 굳이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동치미’도 국내산으로 표시해 놓고 있었다. “메뉴판에 표시를 해주셨는데 잘 보이지 않네요. 이것만 좀 수정해주세요. 그리고 모든 김치에 원산지를 표시할 필요는 없고 배추김치의 경우 주재료인 배추에 대해서만 원산지를 표시하면 됩니다.”

허승일 농관원 서울출장소 팀장이 국내산이라고 표기한 ‘김치’에 대해 정확한 표기법을 설명했다. ‘ㅇ’ 찜닭 전문점 이모 대표는 “원산지표시에 대해 뉴스를 통해 많이 접했던 터라 미리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며 “불시 단속으로 당황하긴 했지만 원산지표시법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설명 들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렇게 점검을 받으니 정부에서 인정한 업소가 된 것 같아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허 팀장은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시행 초기 많은 우려와 달리 음식점에서 대체적으로 표시를 잘해주고 있고 예상보다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며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단속을 나가면 욕부터 들어야 했는데 지금은 협조를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강남역 인근 삼성전자 본사의 단체급식소인 구내식당. 하루 4,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는 이곳은 두 곳의 식당에서 매일 총 8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다. 구내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네 개의 커다란 LCD 화면에 이날의 메뉴가 자세히 표시돼 있었다. 그리고 화면 하단에 ‘쌀과 김치는 국내산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흐르고 있었다.

식당 배식구 앞에는 ‘원산지 정보’라는 작은 표지판에 메뉴에 사용된 쇠고기와 쌀, 김치에 대한 원산지가 표시돼 있었다. 강진경 삼성에버랜드 웰스토리 서울지사 과장은 “식당 입구와 배식구, 회사 내인트라넷에 3중으로 그날 메뉴의 원산지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도 김치에 대한 원산지표시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 수정을 받기도 했다.

김한승 농관원 서울출장소 단속반원은 “단체급식소의 경우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원산지표시를 잘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30분가량 진행된 단체급식소의 원산지표시 단속을 마치고 돼지고기를 주로 판매하는 돼지갈비 전문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는 메뉴판 곳곳에 흰색 종이로 덧대 원산지를 표시해 놓았다. 메뉴판 전체를 새로 교체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원산지표시를 잘해놓은 편이었다. 냉장고를 확인해보니 거래명세서와 동일한 돼지고기가 보관돼 있었다. 그런데 단속반원의 눈에 띈 ‘육개장’ 메뉴에 원산지표시가 돼 있지 않았다. ‘ㅁ’ 숯불갈비 이모 대표는 “엊그제 새로 시작한 메뉴라 미처 표시하지 못했는데 지금 바로 수정해 놓겠다”고 약속했다.쇠고기 원산지표시 단속 초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식파라치’에 대해 묻자 허 팀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신고 건수가 250건이 넘었지만 실제 포상금을지급한 경우는 ‘미표시 신고’ 단 두 건이 전부였다”며 “정확한 정보 없이 포상금을 노리고 무작위로 신고하는 사람들 때문에 단속업무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확대 시행된 원산지표시에도 허점은 있다. 학교·기업 구내식당 등 단체급식소는 주음식과 반찬으로 나오는 고기 모두에 원산지표시를 해야하나 일반음식점은 반찬 고기에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김치는 배추를 주재료로 사용해 반찬으로 제공하는 김치에만 표시를 하고 김치찌개나 김치찜, 김치김밥 등 조리음식은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양배추·얼갈이배추·봄동배추로 만든 김치나 겉절이도 표시 대상이 아니다. 강남역 인근직장인 최모 씨는 “직장인들이 많이 먹는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 김치만두 등 김치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에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 는다”며 “식당에서 반찬으로 제공되는 고기도 원산지표시를 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승일 팀장은 “경기가 어려워 장사도 잘 안 된다는 음식점에 단속한다고 들어가면 누가 반기겠는가”라며 “하지만 국민의 선택권 보장과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진행하는 정책인 만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체급식소 원산지표시법

단체급식소에서는 원산지가 기재된 주간 또는 월간 식단표를 공개하고 이를 식당에 게시하거나 푯말 등으로 표시해야 한다. 일반음식점에서는 주메뉴에만 원산지를 표시하면 되지만 단체급식소에서는 반찬에도 표시해야 한다.
돼지고기·닭고기 조리음식
국내산 : 갈비(국내산), 삼겹살(국내산)
수입산 : 갈비(프랑스산), 삼겹살(벨기에산)
국내산과 수입산 혼합 : 갈비(국내산과 벨기에산 섞음)
배추김치
국내산 배추 사용 : 배추김치(배추 국내산)
수입산 배추 사용 : 배추김치(배추 중국산)
배추김치를 수입 : 배추김치(중국산)
원료 농수산물 모두 국내산 사용 : 배추김치(국내산)
쌀(밥류) 조리음식
국내산 : 쌀(국내산)
수입산 : 쌀(중국산)
국내산과 수입산 혼합 : 쌀(국내산과 중국산 섞음)
원료 원산지가 같은 경우 일괄표시
우리 업소에서는 ‘국내산 한우와 돼지고기’만 사용합니다.
우리 업소에서는 ‘배추김치(배추 국내산)’만 사용합니다.
※ 쌀, 배추김치, 돼지고기, 닭고기 원산지 미표시도 100만 원 과태료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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