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이 아빠~ 김장 그림책 읽어주세요~"
"가빈이 아빠~ 김장 그림책 읽어주세요~"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7.12.0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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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국 어린이집 식생활교육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 구립 목3동보듬이어린이집

유아의 60.4∼70.7%가 편식, 영양불균형, 소아·어린이 비만 등으로 사회적 비용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2∼5세 영유아 비만 26∼41%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일생의 식습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이자 미각형성 시기에 있는 영유아 대상의 올바른 식생활 교육의 가치는 어떤 연령보다 우선될 수 밖에 없는 오늘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영유아 식생활교육 실천. 선생님이 아닌 학부모가 어린이집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해 직접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진행하는 식생활교육 현장을 찾아가 봤다.

 

▲ "학부모 참여? 믿음을 주는 원에 대한 당연한 답례" 금융업에 조사하는 김영진 씨는 딸 가빈이의 입학을 앞두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기 위해 어린이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졸업여행도 함께 가고, 원내 파자마 파티 때는 하루 함께 자며 남자아이들의 목욕도 도맡았다. 김영진 씨는 '그림책으로 배우는 식생활' 을 준비하여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읽어주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내 아이를 위해서였지만 지금 보니 나와 관계없는 아이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러분~ 오늘 식생활교육을 해주실 가빈이 아빠를 소개 합니다”
“와~~~~”(짝짝짝)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여러분과 함께 생활하는 김가빈 아빠예요”
“오늘 아저씨가 김치 담는 그림책을 읽어 줄 테니 잘 들어봐요~”

지난 12월 6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춘)가 주최한 ‘2017 전국 어린이집 식생활교육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높이 평가받아 최우상을 수상한 구립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을 찾았다.

오전 11시, 7세 맑고 밝은 하늘 꽃잎반 문을 열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아빠 선생님(김가빈 원생 부모, 김영진 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용은 또미라는 친구가 엄마를 도와 김장을 하는 과정이다.

“또미는 엄마의 김장을 도와 심부름을 했어요”
“제일 먼저 엄마는 커다른 그릇에 배추를 넣고 소금을 뿌렸어요”
“(또미 엄마가 또미에게)또미야, 소금을 넣으면 배추가 숨이 죽는단다”

커다란 스케치북 형태의 식생활교재를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그림책을 읽어주던 아빠 선생님이 아이들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얘들아, 배추 숨이 죽는다는게 뭘까?”
잠시 웅성거리다 한 남자아이가 “배추가 숨을 못 쉰다는거예요!”라고 말한다. 선생님과 아이들, 취재를 하던 기자마저 재미난 답변에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계속 이어진 아빠 선생님의 중저음 목소리.

“밤이 되었어요”
“그 사이 소금, 마늘, 생강, 고춧가루도 잠에서 깨어났어요”
“서로 서로 자신이 들어가야 또미가 좋아하는 김치가 될거라고 말했어요” 
“결국 김치 재료들은 배추가 담겨진 대야에서 데루르르~ 싸우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또 다른 한 남자아이가 말한다.
“김치 재료들이 서로 싸우니까 김치가 만들어졌네요?”(또 한 번 모두 큰 웃음)
아빠 선생님은 배추와 소금만으로는 맛있는 김치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알려주고 그림책읽기 수업을 마무리한다.

 

▲ "친구들 앞에선 엄마를 보며 자랑스러워 하는 아이" 일본어 강사인 김순옥 씨는 학부모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1년 넘게 어린이집에서 일본어 노래를 가르치며 참여하고 있었다. 전문가를 초빙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는 교수법을 알려주는 어린이집의 체계적 운영에 신뢰를 표했다. 김순옥 씨는 학부모가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의 변화에 큰 만족과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엄마 선생님이라 불리는 엄마를 아빠에게 자랑하고, 요리에 관심이 없던 아이가 이제는 레시피를 외워 함께 간식을 만든다.

바로 이어진 김장 실습시간.
“여러분~ 이번에는 직접 김장을 해볼거예요”
“희찬이 엄마를 소개 합니다”
“와~~~~”(짝짝짝)

이번에도 선생님이 아닌 ‘엄마 선생님(김희찬 원생 부모, 김순옥 씨)’이 수업을 진행한다. 김장 그림책을 이미 읽은 아이들은 제법 자신만만한 모습들이다.

“이제 김치 재료들은 알고 있죠?”
“(액젓을 들며)이게 뭘까요?”
“액젓이요~!”

김장을 이미 도와본 친구는 대번에 액젓을 알아봤다.

“액젓은 김치의 맛을 깊게 해줘요.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냄새가 나요”
“(마늘을 들며)마늘이 들어가면 김치가 맵지만, 신기하게 마늘을 넣어야 김치가 맛있어요”

이런 식으로 주요 재료를 소개하는 동안 아이들의 책상 위에는 아동실습용 도마, 칼, 1차 손질된 무가 놓여졌다.

“오늘 우리는 깍두기를 담글거예요”

아이들은 스틱처럼 손질된 무를 받아 잘게 썰기 시작한다. 남자아이들만 앉은 책상에서는 이미 무 빨리 썰기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눈에 띄게 열심히 참가한 최승민 군.

“깍두기 좋아해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원래 좋아하는데 제가 만들어서 더 잘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바로 옆 김희찬 군은 “파워 썰기로 무를 썰고 있어요!”라며 “동생들도 먹어야 하니까 적당한 크기로 썰어야 한다”고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여자아이들 책상의 분위기는 또 사뭇 달랐다. “무를 썰어보니 재밌어?”라는 질문에 윤민아 양은 “재미있는데요. 엄마가 왜 김장할 때 힘든지 알 것 같아요”라며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바로 옆 친구도 맞장구를 친다. “맞아, 우리엄마는 손목이 아팠어”.

각종 재료 썰기가 이어지고, 어느덧 아이들이 썬 무와 파가 대야에 가득 담겼다. 바로 액젓 등 각종 재료가 큰 대야에 들어가는데 고춧가루를 넣는 시간이 되자 웅성거린다.

“자, 이제 고춧가루를 넣어야 해요”
“한 스푼, 두 스푼~”
“(아이들)더 이상 안돼요~”
“세 스푼~”
“(아이들)아아~”

역시 고춧가루의 매운맛 때문에 김치 먹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바로 표출되는 순간이었다. 이때 엄마 선생님이 말한다.

“그럼, 매운맛을 조금 잡아줄 설탕도 넣을께요”
“(아이들)휴~”

모든 재료가 담긴 대야에 아이들은 차례대로 나와 직접 섞고 재잘거리며 수업이 이어진다. 그리고 직접 만든 깍두기를 집에 가지고 간다는 사실에 신이 났다.

“내가 다 먹어야지~”
“엄마한테 레시피를 알려 줄거야”

구립 목3동보듬이어린이집은 ‘아이를 위한 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식생활교육’을 컨셉으로 매달 3가지 프로그램(▲가정과 함께하는 밥상머리 예절교육 ▲그림책으로 배우는 식생활 ▲엄마 선생님과 요리해요)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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