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소통화합, 미래의 군 식탁
위풍당당 소통화합, 미래의 군 식탁
  • 서상록 대령
  • 승인 2017.12.11 17: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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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록 대령 육군 제2작전사령부 물자과장

세계적인 가구업체 중 1위인 이케아(IKEA)의 상상에 의하면, 가까운 미래의 주방에서는 인공지능이 식탁 위 식재료를 감지하고 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적절한 메뉴를 찾아준다. 요리사는 모니터를 통해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레시피를 보면서 식탁 내 내장된 인덕션레인지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면 된다.

우리나라 군대에서도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인덕션레인지에 놓인 냄비에는 부대찌개가 끓고 이를 둘러싸고 앉아있는 군장병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방부에서 주최한 2017년 군급식발전 식품 세미나는 우리나라 군급식 발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군급식은 그동안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과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크게 바뀌어왔다. 우리 부모세대가 경험했던 ‘잔밥’으로 상징되는 군급식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케아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군급식에서 개선되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군급식의 흐름을 크게 구분하면, 1단계는 식재료의 계약·제조 및 가공·유통, 2단계는 조리, 마지막 3단계는 식사 및 운영평가로 나눌 수 있다. 지금까지 군급식 개선 추진결과를 요약하면 1단계 식재료 계약부터 유통까지는 정책 개발을 통해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최종 고객인 군장병 입장에서 2단계 조리와 3단계 식사 및 운영평가는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군급식의 개선은 국방운영의 효율화와 군장병의 만족도 제고라는 두 가지를 고려하면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운영체계의 개선이다. 식당 운영형태를 대규모 기지단위 식당과 전투접점(GP·GOP, 해안소초 등)에 있는 소규모 식당 등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해야 한다.

대규모 기지단위 식당에서는 주로 미군부대에서 시행하는 사전 선택주문제와 같이 제한된 뷔페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전투접점의 소규모 식당은 지금의 1식 4찬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2작전사 해안소초와 같은 경우 식탁에서 즉석조리(Military Table  kitchen)하는 형태를 도입해야 한다. 여기서 두 가지 형태 모두 공통적으로 인덕션레인지를 식당별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달하여 운영토록 해야 한다.

둘째, 전문 조리인력의 획득 및 운영이다. 대규모 기지단위 식당은 총괄책임자인 급양관리관을 두고, 조리부와 운영부를 지휘토록 한다. 조리부는 민간 조리원제도로 전환하여 다수의 조리병들을 통제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전문 조리사인 세프를 채용해야 한다. 운영부는 영양사면허증을 필수적으로 취득한 영양위생관리사를 확보하고, 식당 내부에는 서빙 전담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전투접점의 소규모 식당은 상급부대의 전문 조리사가 순회, 지도해 조리능력을 향상시키면 된다.

셋째, 평가시스템의 정착이다. 단기적으로 전군 2,000여 개 이상의 식당에 대한 체계적이고 계량화된 평가를 통해 우수한 식당과 취약한 식당으로 구별하고, 가용한 재원을 취약한 식당에 집중 투자해 관리한다면 식중독 등 각종 사고발생의 감소는 물론 궁극적으로 급식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 군급식은 짧은 시간 안에 ‘feeding’에서 ’dining’으로 발전하였다. 가까운 미래 ‘enjoying’으로 전환하는 군급식의 화려한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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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수 2018-01-05 13:59:45
군 급식 발전이 기대됩니다.